3억년 전 잠자리는 꼬마 키 크기 “새 먹잇감 안되려고 몸짓 줄였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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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년 전, 고생대 때 살았던 메가네우라는 날개를 펼친 길이가 70cm에 달하는 거대 곤충으로 1880년 프랑스에서 처음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런 거대 곤충이 중생대 이후 현재와 같이 작은 곤충으로 진화한 이유에 대해 새와 같은 포식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 제공
3억 년 전, 고생대 때 살았던 메가네우라는 날개를 펼친 길이가 70cm에 달하는 거대 곤충으로 1880년 프랑스에서 처음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런 거대 곤충이 중생대 이후 현재와 같이 작은 곤충으로 진화한 이유에 대해 새와 같은 포식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 제공
“잠자리가 독수리만 하다고?”

3억 년 전 고생대에 살았던 메가네우라(잠자리와 유사한 고대 곤충)의 화석을 보면 양쪽 날개를 펼쳤을 때 길이가 70cm가 넘는다. 흔히 볼 수 있는 잠자리가 커봐야 손바닥만 한 것에 비하면 ‘괴물’ 수준이다. 당시에는 잠자리뿐 아니라 다른 곤충들도 크기가 수십 cm로 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거대한 곤충들이 지금처럼 작아진 것은 언제부터일까.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매슈 클래펌 교수팀은 중생대 백악기인 1억5000만 년 전부터 거대 곤충의 크기가 줄어들었고 그 이유는 포식자인 조류를 피하기 위해서란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4일자에 발표했다. 몸을 작게 해서 눈에 잘 띄지 않고 발견되더라도 도망가기 쉽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고생대와 중생대에 살았던 곤충 화석 1만500점을 시기별로 크기를 분석한 뒤 당시의 기후와 산소농도, 천적 조건 등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곤충의 크기는 고생대 이후 조금씩 줄어들다가 1억5000만 년 전 본격적으로 작아졌다. 이는 초기 조류가 등장한 시기와 일치했다.

클래펌 교수는 “날아다니면서 곤충을 잡아먹는 새들을 피하려면 재빨리 움직여야 했다”며 “새들에게 잘 잡히지 않도록 크기를 줄여 기동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
#과학#생물#잠자리#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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