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장기이식 못 받아 年 1000명 사망…인식 개선 필요

  • 채널A
  • 입력 2012년 3월 28일 2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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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앵커]
(남) 얼마 전 한 소녀가 장기 7개를
동시에 이식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여) 이렇게 이식 수술은 나날이 발전하는 데,
정작 필요한 장기 기증의 실태는 어떨까요?

(남) 이미지 기자,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가
장기 기증 책자를 냈다는 데,
책을 펴낸 목적이 뭡니까?

[기자]
네, 장기기증의 방법과 중요성을 알리고
기증희망자 수를 늘리기 위해섭니다.

2009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장기기증희망자가 급격히 늘었는데요.

보시다시피 그 수가 2010년부터 계속 떨어져
지난해엔 예년 수치로 회귀했습니다.

장기이식수술이 실제 이뤄진 건수는
기증희망등록자 수와 비교해 더 적은데요.

기증희망자 모두가 수술을 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장기와 맞는 환자를 찾아야 하고,
만약 찾는대도 갑자기 가족이 반대한다, 입장이 바뀌었다며
이식의사를 철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여 앵커]
그럼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 수도 늘고 있나요?

[기자]
네, 장기이식수술은
한해 약 2~3천 건 정도 이뤄지는데요,

장기이식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대기중인 환자 수도
매년 2천 명 넘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누적 수 2만 명에 이르렀는데,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수술을 받기까지
평균 2.3년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사람도
한 해 천 명이 넘습니다.

7개 장기를 동시 이식받은 소녀처럼
운이 좋은 사례는 극히 드문 셈입니다.

[남 앵커]
정부가 책을 내고 홍보를 할만하네요.

[기자]
네, 장기기증의 중요성은 많이 알려졌지만,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은 여전히 적습니다.

또 기증의 의미에 대한 바른 이해도 필요합니다.

(여) 장기 기증에 대한 이해 부족부터
문제인 셈이네요.

네. 제도도 제도이지만,
장기 기증에 대한 불안 심리가 사라지지 않으면
장기 부족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남) 사정이 이렇다보니
환자들와 가족들은
그야말로 울며 겨자를 먹고 있죠?

(여) 그렇습니다. 무리하게 돈을 써가며

불법 해외 원정 이식 수술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남) 김민지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채널A 영상] 장기이식 못 받아 年 1000명 사망…불법 해외원정도 감행

[리포트]
정부가 장기이식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지 13년.

이제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장기기증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 형태, 시기 같은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이 여전히 많습니다.

[인터뷰: 전대협 / 경남 창원시]
“(장기기증 어떻게 하는지 알고 계세요?) 아니요.”

[인터뷰: 이민규·이한진 / 서울 은평구]
“눈, 심장, 신장…보다는 많을 거 같은데. 모르겠어요.”

살아있을 때 기증할 수 있는 장기가
많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적습니다.

10년 전 고국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한
재미교포 문성환 씨는
오래간만에 찾은 고국에서 간 일부를 또 기증했습니다.

장기 기증 후에도 건강히 살 수 있단 사실이
널리 알려진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꺼리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문성환 / 신장·간 기증]
“시간은 계획을 맞춰서 빼면 되는 거고.
통증은 제가 확실히 보장하는데요.
약간 시간 지나면 확실히 없어집니다.”

정부는 현재 금전적 지원에 맞춰져있는 기증자 보상책을
사회적인 예우로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성훈 /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홍보팀장]
“추모공원을 설립한다거나
기증 동의 후에 느끼는 심리적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적인 치료 프로그램 같은 걸 준비하는 쪽으로…”

현행법으로는 이식 가능한 장기가
너무 적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는 장기를 추가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미지입니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이해 부족부터
문제인 셈이네요.

네. 제도도 제도이지만,
장기 기증에 대한 불안 심리가 사라지지 않으면
장기 부족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환자들은
고액을 들여서라도
외국에서 불법 이식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나운서 송지헌 씨는 8년 전,
간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새 간을 이식받기 위해서는
2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

송 씨는 중국행을 택했습니다.

[인터뷰 : 송지헌/아나운서]
“장기 기다리다 보면 한두달 내에 되는 게 아니거든요. 하루하루 장기 기다리는 환자는 물론이고 가족들은 피가 마르는 심정이죠.”

2000년 장기 매매가 법으로 금지된 후
외국에서 이식수술을 받는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들 열명 중 세명은 바이러스 감염 같은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 하종원/서울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
“(거부반응이 안 생기도록) 면역 억제제를 아주 강력히 쓰죠... (그러다 보니)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희한한 감염들. 그런 감염들을 가지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굉장히 감염률이 높다고 추측하죠.”

기증자의 생체정보가 정확하지 않아
부적합한 장기를 이식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불법 수술을 받고 온 환자의 치료에
보험을 적용하는 것도 모순입니다.

[인터뷰 : 김선희/한국장기기증원 사무총장]
“지금 당장 환자를 살려야 하는데, 중국에서 이식 받고 왔다고 해서 환자를 못 보겠다 할 수는 없잖아요.”

최근엔 필리핀이나 인도, 브라질로도
원정이식이 늘고 있어
적절한 규제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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