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뇌 속, 3D로 샅샅이 본다

  • Array
  • 입력 2012년 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美대학 연구팀들 뇌질환 징후 포착에 활용

뇌 속에 있는 신경통로를 3차원(3D)으로 관찰한 사진. 노란색과 빨간색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자란 백질 부분이다. 생후 6개월 된 유아에게서 발견되면 1년 뒤 자폐증에 걸린다고 진단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제공
뇌 속에 있는 신경통로를 3차원(3D)으로 관찰한 사진. 노란색과 빨간색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자란 백질 부분이다. 생후 6개월 된 유아에게서 발견되면 1년 뒤 자폐증에 걸린다고 진단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제공
인간의 기관 중 가장 복잡한 뇌를 3차원(3D)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뇌 속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뇌 관련 질병 치료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정신건강의학과 조지프 피븐 교수 연구팀은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자폐증에 걸렸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3D 자기공명영상(MRI) 기술을 개발했다고 ‘미국정신과학회’지 17일자에 발표했다. 그동안의 검진 기술로는 생후 1∼2년이 지나야 자폐증 여부를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자폐증 가족력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 92명의 뇌를 생후 6개월, 1년, 2년 등 3번에 걸쳐 3D로 관찰했다. 6개월 된 아이의 뇌 백질 부분을 3D로 보면 비정상적으로 자란 부분을 찾을 수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1년 뒤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냅스 소포체’의 분포와 움직임도 3D로 볼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분자세포생리학과 박효근 박사 연구팀은 2차원(2D) 평면을 3D로 전환하는 기술을 이용해 소포체의 분포와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박 박사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질환은 소포체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뭉쳤을 때 발생한다”며 “소포체를 정확하게 관찰하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17일자에 게재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김진현 박사팀은 뇌에서 감정, 학습, 행동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시냅스를 3D로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 박사는 “형광물질을 신경세포에 넣으면 이 물질이 시냅스에서 빛을 내는 방식으로 신경망 지도를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뇌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부위인 시냅스를 정확하게 찾아 뇌 지도를 그리면 신경 이상과 관련된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2011년 12월 4일자 ‘네이처 메서드’에 게재됐다.

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