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친절한 MRI… 불안해 하는 환자의 마음까지 배려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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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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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등 특정부위 촬영으로 대기시간·가격 부담 줄여
따뜻한 조명으로 소아 환자의 긴장·불안감 해소

GE헬스케어 ‘옵티마 MR430s’
GE헬스케어 ‘옵티마 MR430s’
《“아프지 않게 치료해 주세요.” 누구나 한 번쯤 병원에서 했을 법한 말이다.

사실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되는 의료기기의 발전은 ‘유저’, 즉 기기를 사용하는 의료진의 편의와 기기 자체의 목적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왔다. 치료과정이 아플까봐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린다고 해도 의료기기가 ‘친절’하게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고 있는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들은 환자가 느끼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MRI는 자석의 자장을 이용한 진단영상기기로 뇌, 척수, 근육 등 부드러운 조직에 생기는 질병을 미미한 상태에서 미리 발견한다. 하지만 MRI 촬영 시 동반하는 폐쇄공포증이나 소음은 환자에게 불쾌감을 넘어 불안감까지 준다.

환자의 이런 심적 상태까지 고려한, 이른바 ‘친(親)인체’ MRI도 있다. 환자를 좀 더 배려한 따뜻하고 친근한 장비로 발전한다는 의도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생애 전반에 걸쳐 질병을 관리할 수 있다는 뜻도 담겨 있다.》
○ 전신? NO! 손발만 집어넣는다


필립스 ‘인제니아 3.0T’
필립스 ‘인제니아 3.0T’
MRI는 진단에 뛰어나 많이 사용되지만 터널같이 생긴 공간에서 65∼95dB(지하철, 굴착기 소음)의 소음을 견디며 꼼짝 않고 있어야 하는 검사방법이다. 따라서 폐소공포증이 있거나 고도비만, 혹은 손이 심하게 뒤틀린 류머티즘 환자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장비가 GE헬스케어의 ‘옵티마 MR430s’다. 팔이나 다리 등 특정 신체 부위만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폐소공포증이나 고도비만 환자에게도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다. 팔꿈치, 발목, 무릎 등 팔과 다리 일부는 이 기기로 진단이 가능하다.

전신 MRI와 별도로 운용하게 될 경우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전신용 MRI 장비의 75% 정도 가격만 부담하며 △설치 공간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 공포감? NO! 어린이를 위해 조명 따뜻하게

병원과 의료 검진에 공포심을 가질 수 있는 소아 환자를 위한 특별한 배려도 눈에 띈다.

지멘스의 ‘마그네톰 스카이라 3T’의 경우 ‘무드라이트’ 기능을 통해 파스텔톤 조명을 활용함으로써 환자들이 긴장감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직경 70cm의 넓은 내부 공간 역시 편안한 검사 환경을 제공한다.

필립스의 ‘아치바 3.0T TX’ 역시 MRI 외관에 안락한 분위기의 조명을 사용한 ‘앰비언트 링’을 설치해 환자들이 두려움을 느낄 소지를 줄였다. 촬영 속도도 향상시켜 환자들의 검진 및 대기시간을 단축시켰다.

또 GE헬스케어의 MR750W는 머리부터 들어가지 않고 발부터 들어가도록 했다. 테이블이 본체에서 분리돼 있어 촬영실로 들어가기 전부터 환자가 누워 이동할 수 있다. 의료 기기 특유의 딱딱한 질감 대신 환자의 몸을 감싸는 듯한 포근한 소재로 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촬영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경우도 있다. MRI 검진은 통상 30분∼1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장시간 촬영이 힘든 소아나 노약자, 응급 환자, 척추 질환 환자가 겪는 정신적, 신체적 부담감이 컸다.

필립스 아치바 3.0T TX와 인제니아 3.0T 시스템은 듀얼 RF 소스를 사용해 검사 시간을 최대 40%까지 줄였다.

지멘스 ‘마그네톰 스카이라 3T’
지멘스 ‘마그네톰 스카이라 3T’
○ MRI와 PET 검사를 한 번에

최근 MRI와 양전자 단층촬영(PET)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장비도 나왔다. 지멘스 헬스케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그래프 mMR는 MRI와 PET를 일체화하여 환자의 움직임이나 질병이 있는 부위를 정확히 찾아낸다.

환자의 호흡과 심장의 움직임도 정확하게 표현한다. 기존 전신 촬영에 1시간 이상 걸리던 검진 시간이 30여 분으로 줄어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환자는 PET와 MRI를 찍기 위해 병원에 두 번 방문할 필요 없이 한번에 모든 검사를 마칠 수 있다.

방사선 노출량을 줄여 소아, 노약자, 여성 등 피폭에 민감한 환자도 촬영이 가능하고, 질병의 진행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여러 차례 검사할 때도 PET-CT에 비해 방사선 노출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칼로 도려내지 않고 눈으로 진단한다.

GE헬스케어의 MR 터치가 대표적이다. 이는 저주파수 음파를 MRI와 결합해 간을 검진하는 기술로 현재 서울대병원과 차움이 도입했다.

과거 간이 굳어 있는 정도를 정확하게 판별하기 위해서는 긴 바늘로 간 조직을 직접 채취해 분석해야 했지만 MR 터치를 이용할 경우 컬러와 구체적인 수치로 굳어 있는 정도가 표시돼 간 조직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

조직검사의 경우 출혈이나 고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MR 터치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10분 이내에 검사를 마칠 수 있다. 아직 널리 상용화되지 않아 이 기기를 이용해 진단을 받으려면 특정 병원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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