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의 급속한 몰락! “우습게 생각하다 큰 코 다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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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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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의 거품이 급속히 빠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는 소셜커머스 사이트들로 인해 쿠폰 할인이 수없이 급증했다.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이제는 제 값을 내고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산다면 ‘바보 소리’가 절로 나오는 시대가 됐다.

물론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거나 외식을 할 때 쿠폰을 활용해 저렴하게 ‘제대로’ 이용한 경우가 있는 반면, 쿠폰할인이어서 눈치를 보거나 질이 좀 떨어지는 물건을 획득하고 나서의 실망은 여러차례 제기돼 왔다.

스마트폰의 급성장으로 소셜커머스가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한계에 다다른 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서서히 살아남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들로 정리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급속한 쇠락’이라고 표현했다.

WSJ는 우선 “미국 전역에 걸쳐 소셜커머스 사이트 530개 중 170여개의 업체가 올해 문을 닫거나 인수됐다”면서 “소셜커머스 사업을 벌일 수 있는 페이스북, 옐프 등 인터넷 대기업들도 관련 서비스를 감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그루폰을 예로 들었다.

그루폰은 2010년 1사분기에 실제로 쿠폰을 구입한 회원 1명 당 유치 명목으로 약 8달러(9000원)를 썼다고 한다. 그리고 2011년 2사분기에는 그것이 23.46달러(2만7000원)으로 증가했다.

이렇게 그루폰의 2011년 상반기 마케팅 지출비용은 3억7870만 달러(43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550만 달러에 비해 폭증했다. 소규모 업체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규모다.

또 WSJ는 한 소셜커머스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그루폰은 영업직원에게 연봉 3만5000 달러(4000만 원)을 지급하지만 커미션까지 합치면 최대 10만 달러(1억1000만 원)까지 지급하게 된다”고 밝혔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악순환의 연속이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꾸역꾸역 살아남는 정도로 버티는 업체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미 바이위드미에 매각된 스쿠프스트리트의 공동창업자 앰브로스는 “소셜커머스 운영비를 충당하기에 충분한 자금을 모으지 않았다”고 고백하면서 “소셜커머스 사업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치 않다”고 WSJ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갈 줄 상상도 못했지만 충분히 마케팅 비용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쿠폰을 구입하지 않거나 재구매하지 않는다는 현실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내에서 지역 업체 평가사이트인 옐프는 소셜커머스 사업 규모를 줄이겠다고 이미 발표했으며 제레미스타플맨 CEO도 소셜커머스의 영업직원 수를 반으로 감축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블로그에 공개하기도 했다.
WSJ ‘소셜커머스 급속한 쇠락’ 기사화면 일부캡처.
WSJ ‘소셜커머스 급속한 쇠락’ 기사화면 일부캡처.
국내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환경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셜커머스 ‘빅3’로 평가받는 대규모 업체들이 자생보다는 매각을 선택하고 지역 포털로 방향을 선회한 것을 봐도 그렇다.

국내 1위 소셜커머스인 티켓몬스터가 미국 소셜커머스 2위 업체인 리빙소셜에 인수됐으며, 위메이크프라이스가 500억 원을 투자해 지역포털로 승부하겠다고 익히 공언한 상태다.

그리고 소규모 지역 소셜커머스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큰 의미로의 소셜커머스는 이미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으며 마케팅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보니 쿠폰을 구매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쿠폰의 엉뚱한 유효기간으로 피해보는 네티즌들도 늘어나고 있다. 재구매, 환불 등에 대한 약관을 스스로 구축해 운영하고 있지만 오픈 마켓 정책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인다.

새로운 창업은 언제나 큰 열풍을 불고 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냉혹한 시장은 살아남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분류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신용카드 빚을 지며 소셜커머스 릴리시NYC를 창업한 와리드 카바즈 대표(31세)가 WSJ에 전한 현재의 고백이 눈길을 끈다.

“남들이 다 한다고 따라 시작하는 게 아니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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