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병원에서 ‘살아남기’]<15>“조산 가능성 있다면 입원때 신생아 집중치료실 유무 확인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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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중환자실 편


《중환자실엔 성인 환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아기들보다 먼저 세상에 나온 미숙아들도 있다. 그 아기들을 위한 중환자실, 바로 신생아 중환자실이다. 매년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미숙아는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한신생아학회 부회장인 배종우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이하 배)와 함께 미숙아와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이진한=신생아 중환자실은 어떤 환자들이 입원하는 곳인가요?

▽배종우=일찍 태어나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미숙아(37주 미만 출생아)나 체중이 매우 적은 저체중 출생아가 주로 입원합니다. 체중이 1000g 이하면 초미숙아, 1500g 미만이면 극소저체중출생아, 2500g 미만이면 저체중출생아라고 부릅니다. 달을 다 채우고 태어난 아기라 해도 황달, 패혈증, 질식 등의 증세가 있으면 입원합니다.

▽이=미숙아나 저체중출생아가 매년 어느 정도로 늘고 있나요?

▽배=최근 20년간 출산율이 계속 떨어졌지만 미숙아가 태어나는 빈도는 2000년도 3.8%에서 2009년 5.7%로 늘었어요. 저체중아도 1995년 3%에서 2009년엔 4.9%로 증가했죠. 이유는 △고령 산모 △맞벌이 부부△불임 시술로 쌍둥이 등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숙아가 발생하면 반드시 중환자실을 거쳐야 하는 건가요? 또 미숙아들은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배=출생 체중 2kg 미만인 경우 호흡기와 뇌에 병이 잘 생깁니다. 따라서 반드시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합니다. 인공호흡기, 심장호흡 감시 장치, 수액주입기, 보육기 등의 특수 의료장비로 호흡, 영향, 감염방지, 체온유지 등의 치료를 받습니다. 500g부터 생존이 가능합니다. 초미숙아인 경우 보통 3개월 정도 입원 치료 뒤 체중 2kg이 되면 퇴원합니다.

▽이=일반인들은 미숙아를 치료해도 보통 아이들처럼 자라지 못할 거라는 걱정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중환자실 치료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배=과거엔 미숙아의 생존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실제로 1960년대 극소저체중아의 생존율은 33.8%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85%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후유증도 거의 없이 퇴원합니다. 특히 1000g 이상인 출생아는 대부분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포기 하면 안 됩니다. 조산 가능성이 높은 산모는 병원을 선정할 때 신생아 집중 치료실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입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신생아 집중 치료실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됩니까.

▽배=사실은 각 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의 병상 가동 현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국 규모의 신생아중환자실 관리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절실합니다. 가령, 비어 있는 인큐베이터가 있는지, 인공호흡기는 비치돼 있는지, 현재 병상이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숙아가 태어난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신생아 중환자실로 바로 옮겨 조치할 수 있도록 신생아 중환자실 네트워크를 정부 주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전국적으로 신생아 중환자실이 태부족입니다. 왜 병원들이 신생아 중환자실 만들기를 꺼리나요?

▽배=병원이 신생아 중환자실 유치를 꺼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미숙아 관리를 하는 데 필요한 호흡기와 인큐베이터 등의 장비는 상당히 고가입니다. 인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현재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하루 입원 수가는 14만∼15만 원에 불과합니다. 대형 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병상 1개당 연간 적자가 4000만∼5000만 원이나 됩니다. 적자를 감내하려면 수가를 최소한 22만 원으로 올려야 합니다.

▽이=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으면 부모가 지불해야 되는 의료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배=맞습니다. 미숙아나 초미숙아의 경우 100일 입원하면 약 3000만 원의 입원비가 발생합니다. 이때 부모가 부담하는 비용(25%)은 750만 원 가까이 됩니다.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해도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죠. 어떤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미숙아이길 바라겠습니까.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지원이 더 이뤄져야 합니다.

▽이=정부가 지원하는 게 전혀 없다는 겁니까.

▽배=물론 정부가 미숙아 및 선천성이상아 의료비지원 사업으로 매년 70억 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턱없이 모자라죠. 현재보다 3,4배는 더 지원해야 보호자들이 피부로 실감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의 신생아 중환자실 설치 지원사업도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돼야 합니다.

▽이=외국의 미숙아 대책은 어떻습니까.

▽배=일본의 경우 고위험 산모와 고위험 신생아를 통합해 관리하는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자는 취지죠. 고위험 산모나 신생아가 입원실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이송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그 지역의 센터가 중심이 돼 모든 진료를 그 지역 의료기관에서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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