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쿠 美 스탠퍼드大 기술이전사무소장 방한

  • Array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산학협력 열쇠는 ‘사람’입니다”

“대학과 산업계에 열정적인 ‘테크놀로지(기술) 챔피언’이 있어야 성공적으로 기술이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캐서린 쿠 미국 스탠퍼드대 기술이전사무소장(사진)은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술이전에서 중요한 부분은 특허나 돈이 아니다”라며 “기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중심”이라고 말했다. 쿠 소장은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한미 지식재산 심포지엄’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쿠 소장은 “성공적인 산학협력을 위해선 두 명의 테크놀로지 챔피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에 적극 나서는 연구자가 ‘내부 챔피언’이라면 긴 안목으로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려는 업계 담당자는 ‘외부 챔피언’이다. 그는 “사무소에서 가장 큰 수익을 올린 기술은 ‘구글’의 개발”이라며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훌륭한 (내부) 테크놀로지 챔피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학원생 시절 새로운 검색엔진을 개발해 기술이전사무소를 찾았고 1998년 구글을 창업했다.

의대에서 항체 생성 약물을 제작하는 기술을 새로 개발했을 때는 외부 챔피언의 인내심이 빛을 발했다. 특허가 날 때까지 14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의 담당자는 끈질기게 회사를 설득해 특허 출원을 기다리며 상용화 연구를 병행했다. 쿠 소장은 “특허가 날 무렵 상용화 연구도 마무리돼 기술이전 성과가 출원과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사무소에서 이전한 8300여 개 기술 중 2번째로 큰 성과”라고 밝혔다.

쿠 소장은 대학이 기술이전료나 특허료 같은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좇아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우수한 학생을 교육시켜 창의적인 연구 성과를 내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그는 한국의 산학협력에 대해 “초기지만 한국인은 개척정신이 강해 발전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학에서 발명한 기술은 기초 연구일 때가 많아 상용화까지 평균 20∼25년이 걸리기 때문에 정부와 산업계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세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jul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