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계란 식중독’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5∼10월 미국 내에서 살모넬라에 오염된 계란 섭취로 1813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무려 5억5000만 개가 넘는 계란이 리콜됐다. 미국 전 국민이 사흘 동안 먹는 계란 개수다. 당시 농림수산식품부는 “국내에 유통 중인 신선 계란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미국산 계란이 유통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외국산 신선 계란(날달걀)은 수입되지 않으며 국산 계란은 1900여 곳의 농장, 판매점을 매년 조사했지만 아직 검출 사례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계란이 누구나 자주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여전하다. 또 사고 원인이 사료 오염으로 밝혀짐에 따라 국내 생산과 유통 시스템에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선 계란의 안전성-미국의 살모넬라 식중독 사고에서 배운다’ 심포지엄을 열어 이를 논의했다.》
○살모넬라균, 식중독 원인 1위로 올라서

국내서도 살모넬라 감염은 미국과 유럽처럼 발생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내서 살모넬라 계란으로 인한 식중독이 보고된 적은 없으나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손장욱 고려대 의대 교수는 “2007년 급성설사 환자의 대변에서 분리된 세균은 병원성 대장균이 53.3%로 가장 흔했고, 살모넬라균은 8.3%로 3위였으나 지난해에는 살모넬라균이 42%로 1위를 차지했다”며 “항생제 내성률도 60%에서 76.1%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살모넬라균이 계란 안으로 침투하기는 쉽지 않다. 난각(껍데기), 난백(흰자위), 난황막(노른자위의 막)이 단계별로 오염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산란 과정 중 난관을 지나면서 닭의 분변 미생물에 오염되기 쉽다는 것. 난관 자체가 살모넬라 세균에 감염돼 계란 안으로 침투하면 유통과정 중에 증식할 수 있다. 이때 계란을 충분히 익히지 않은 채 먹을 경우 식중독을 일으키거나 계란을 쓰는 다른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 계란제품 시장은 1조4000억 원 규모다. 서건호 건국대 수의과대 교수는 “계란이 냉장 유통되지 않으면 살모넬라균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며 “계란에 의한 식중독 사고를 막기 위해 미국은 2001년 6월 계란의 냉장유통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5만 마리 이상의 산란닭을 키우는 양계장의 살모넬라균 검사를 의무화했다.

○소비자도 계란 취급에 주의 필요

정윤희 한국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장은 계란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계란에 의한 식중독 사고율이 높지 않은 것은 미국과 달리 계란찜 등 열을 많이 가하는 계란 조리법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며 “정부에서도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계란을 취급하는 요령을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깨끗하고 깨진 부위가 없는 계란을 골라야 한다. 가능하면 냉장 상태에서 보관한 계란을 사고 집에 와서도 바로 냉장고에 넣는다.

가열해서 조리할 경우 70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노른자와 흰자위 부위가 단단히 굳었는지 확인한다. 익힌 계란도 오래 두지 말고 2시간 내에 먹는다

계란을 만진 후에는 뜨거운 비눗물로 손을 씻는다. 요리가 끝난 주방과 용품도 세제를 닦고 뜨거운 물로 세척한다. 그래야 다른 음식에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