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빠진 이, 약한 잇몸…임플란트 어렵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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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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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보철치료법 ‘휴먼브릿지’… 無마취, 無수술, 無출혈로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자도 시술 가능

“임플란트를 할 수 없다는데…저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사는 이정우 씨(가명·52)는 왼쪽 작은 어금니 하나가 없다. 당뇨로 인해 치주질환이 심해지더니 급기야 치아가 빠져버린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임플란트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씨는 당뇨로 인해 잇몸 뼈의 손상이 심하고 혈압도 높아 임플란트 시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임플란트는 상실된 치아를 복원하는 대표적인 수술법. 치아가 빠진 잇몸 뼈에 티타늄으로 만든 인공치근을 박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고정한다. 음식을 씹는 힘이나 모양새가 자연 치아와 가장 흡사하다. 하지만 잇몸 뼈가 약하거나 부족하면 시술이 어렵다. 인공치근을 박을 수 없기 때문. 경우에 따라서는 뼈를 이식하는 큰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심장병, 고혈압 등 만성 질환자들과 방사선 치료 중인 사람 역시 임플란트 시술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마취와 출혈 등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고 합병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술 기간이 4∼6개월 정도로 길고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지적된다. ‘휴먼브릿지’는 이런 임플란트의 단점을 개선한 시술법으로 평가받는다. 별다른 마취나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아 복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주변 치아가 거의 손상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 받는다. 예치과·예성형그룹 김석균 대표원장의 도움으로 휴먼브릿지에 대해 알아본다.

○ 통증 없고 치아 손상 최소화한 새로운 보철치료법

휴먼브릿지는 치아가 빠진 자리 양옆 치아 뒷면에 고정 장치를 설치한 뒤 그 위에 인공치아를 끼워 넣는 방식이다.

탄성이 있는 특수재질로 만든 고정 장치에는 작은 고리가 달렸다. 인공치아 안쪽에는 작은 홈이 파여 있다. 고리와 홈이 마치 똑딱단추처럼 정확히 맞물려 치아가 고정되는 원리다.

김 원장은 “고정 장치는 정상 치아를 옆으로 감싸듯 회전하면서 끼운다”면서 “치아의 기울기와 탄성을 최대한 이용하기 때문에 잇몸에 기둥을 박거나 주변의 정상 치아를 갈아내지 않고도 치아 복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치아 마모가 심해 교합이 긴밀한 경우 극소량의 홈을 내야 하지만 통증을 느낄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마취도 필요 없다. 통증과 출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취에 대한 부담감으로 그동안 치아 보철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들도 시술할 수 있다. 잇몸은 물론 뼈에 영향을 주지 않아 잇몸 뼈가 약한 경우에도 제약이 없다. 오랫동안 빠진 치아를 방치해 치열이 기울어져 있어도 주변 치아를 갈아내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심미적인 면도 합격점으로 평가된다. 김 원장은 “고정 장치는 치아 안쪽 면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는다”면서 “치아 본을 뜬 뒤 1주일이면 장착이 가능하고 시술 시간도 30분 내외로 짧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 해외 진출도 활발, 미국 일본 등 세계 68개국에 특허 출원

휴먼브릿지는 순수 국내기술로 2006년 특허 등록을 받았다. 2007년에는 특허청으로부터 우수발명품으로 선정되어 ‘지석영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일본 등 세계 68개국에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4월 대한치과의사협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시술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25개월간 추적조사한 결과 보철물이 탈락하거나 깨진 사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금속의 탄성을 이용해 치아 손상을 최소화한 시술법이라는 점에서 세계 치과 의사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면서 “중국과 호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7월에 열린 휴먼브릿지 임상워크숍에 참석했던 일본 치과의사들의 요구로 일본 수출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또 김 원장은 “휴먼브릿지는 치아를 보존하는 인간친화적인 보철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기존 보철치료법이나 임플란트의 문제를 휴먼브릿지가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김선욱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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