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는데 0.2초 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6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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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면 마치 마약을 맞은 것 같은 희열이 솟아날 뿐 아니라 뇌의 지적 영역에도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런 전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단 0.2초라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미국 시러큐스대학과 웨스트버지니아 대학 연구진은 스위스의 한 대학병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뇌는 12개 영역이 동시에 작동해 도파민과 옥시토신, 아드레날린, 바소프레신 같은 희열감을 자아내는 화학 물질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성의학 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사랑에 빠지는 부위가 뇌인가, 심장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미묘한 문제이긴 하지만 답은 뇌"라고 말하고 "그러나 사랑의 개념은 뇌에서 심장으로, 또 심장에서 뇌의 양방향으로 진행되는 복잡한 현상이기 때문에 심장도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뇌의 특정 영역이 가동되면 심장에 자극이 오고 '뱃속에서 나비가 날아다니는'듯한 느낌이 일어나는데 어떤 증상은 심장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뇌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밖에도 방금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신경생장인자(NGF)의 혈액 수치가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과정에 작용하는 분자들은 사람의 사회적 화학작용, 또는 '첫눈에 반하는'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랑에도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이 연구는 신경과학과 정신 건강 분야에 중요한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정서적 스트레스와 우울증의 큰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이유, 또 실연으로 상심하는 이유를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랑으로 자극받는 뇌 영역을 찾아냄으로써 의료진은 실연의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더 나아가 사랑에 빠지는 뇌의 각기 다른 영역을 찾아냈다. 예를 들어 어머니와 아이 사이의 사랑처럼 무조건적인 사랑은 뇌의 중간 부위를 비롯해 공동의 영역과 다른 영역들에서 유발되지만 정열적인 사랑은 뇌의 보상 부위와 신체 이미지를 인식하는 인지기능 영역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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