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푸는 한방 보따리]퇴행성 안과 질환 한방점안약 특효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야외 활동이 가장 많은 시기인 황금 가을이다. 가을 공기는 신선하지만 야외 활동으로 눈에 불편을 겪는 환자도 늘고 있다. 만성 결막염과 안구건조증 환자들이 그렇다.

위장병 전문 한방병원에서 일할 때 안구건조증으로 눈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한방 점안약(點眼藥)을 만들어 처방한 적이 있다. 아직 한방 점안약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때 사용했던 처방이 ‘간양상항방(肝陽上亢方)’이었다. 소염 효과가 있거나 눈을 강화하는 한약재를 달여서 맑은 부분만 복용하거나, 증기를 모아 냉각한 뒤에 눈에 넣는 약이었다. 모두 간의 음액(陰液)을 보하고 허열(虛熱)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무색투명한 액을 10cc 점안액 통에 넣어 환자들에게 주고 아침저녁 하루 두 번, 한 번에 두세 방울 눈에 넣으라고 했다.

30대와 40대 여자 환자 8명에게 주고 3일째부터 반응을 살펴봤다. 그중 6명은 “처음에는 눈이 뻑뻑하고 가렵고 깔깔했는데 좋아졌다”고 했다. 2명은 “약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한의학에서 눈은 간의 거울이자 오장육부의 정기가 모인 곳으로 인식된다. 눈 질환 치료는 주로 간장과 신장의 정혈(精血)을 보강하여 눈을 강화하거나, 기능 실조로 생긴 눈의 열이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인을 파악하면 한약을 쓰거나 안구 주변과 경락에 따른 침, 점안약, 사혈 등의 치료법을 활용한다.

한방 점안약은 급·만성 결막염, 안구건조증과 퇴행성 안과 질환으로 눈이 침침하거나 뻑뻑하며 모래가 들어간 느낌, 가려움, 눈곱이 끼는 증상 등에 효과적이다.

인도 등 외국에서도 천연 약초 점안약으로 상용화한 것이 8가지나 된다. 인도 아유르베다 의학서에도 자생 약초로 만든 3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 녹내장, 당뇨병성 망막증, 백내장, 망막퇴행 등의 증상에 혈류 공급 증가, 산소와 영양 공급, 항산화 효과를 내는 약이다. 천연 약초가 안과의 다양한 질환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동의보감에 점안약이 나오고 있고 천연 물질 치료제에 관한 연구 결과가 한의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앞으로 한방 점안약이 만성 결막염과 안구건조증은 물론이고 당뇨병성 망막증, 백내장, 황반변성 등 각종 퇴행성 안과질환을 겪는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송호철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