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진통제 오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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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복용하면 내성 생겨
나중엔 더 강력한 약 필요

대상포진 - 디스크 방치땐 만성통증 초래

‘나이가 들면 만성 통증은 어쩔 수 없다.’ ‘진통제를 먹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더 센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참는 것이 좋다.’

이처럼 만성통증에 대해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만성통증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정하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의 주최로 최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만성통증환자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우리나라의 만성통증환자는 성인인구의 10%에 달한다. 200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연간 만성통증 환자를 위한 치료 비용은 2조2000억원이었다. 암은 2400억원, 고혈압이 2900억원, 뇌혈관질환이 6100억 원에 비하면 큰 액수다.

통증이란 ‘우리 몸에 문제가 있다’는 일종의 신호. 우리의 감각신경과 척수신경을 통해 머리로 통증이 전해진다. 이 통증은 치료해 달라는 신호다. 양종윤 고려대 안산병원 통증클리닉 교수는 “통증을 참을 경우, 우리 몸의 신경전달체계가 더 강한 통증으로 위험신호를 보낸다”고 지적했다.

진통제를 먹지 않거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몸은 더욱 아프다. 게다가 신경세포는 통증에 더 예민하게 변한다. 신경세포가 미세한 기온 차이나 작은 자극에도 큰 아픔을 느끼는 것.

초기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다 만성이 돼야 오는 대표적인 경우가 대상포진과 디스크 환자다. 대상포진은 초기에 치료하면, 급성증상으로 끝난다. 그러나 그냥 두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디스크 역시 초기에 통증클리닉에서 관리만 잘 받으면 호전되는 환자들이 90%에 달한다.

또 진통제를 계속 쓰면 나중에 더 강력한 진통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진통제는 내성이 거의 생기지 않고 병원에서도 장기간 진통제를 먹을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는 약효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부작용이 적은 약을 지어준다.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국내에서 쓰는 마약성 진통제 양은 매우 미미하다. 물론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위나 신장이 상할 수 있다.

양 교수는 “불쾌한 통증이 간헐적으로라도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으로 넘어갈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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