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中만주어 전문가 딩이좡-장리 씨 “淸연구, 1차사료 갈수록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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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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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딩이좡 연구원(왼쪽)과 중국제일역사당안관 만문처의 장리 연구관.강은지 기자
중국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딩이좡 연구원(왼쪽)과 중국제일역사당안관 만문처의 장리 연구관.강은지 기자
“청나라와 조선은 300년간 교류를 했어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오고갔겠습니까? 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라도 만주문자 사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중국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이 한족에 흡수 동화됐다는 ‘한화 이론’의 영향으로 중국이나 한국의 사학계는 만주족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했다.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만난 중국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딩이좡(定宜庄·62) 연구원과 중국제일역사당안관 만문처의 장리(張莉·55) 연구관은 “만학(만주족의 문화와 언어 등을 연구하는 학문) 없이는 청나라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딩 연구원은 3월부터 고려대 객원교수로 만주족 역사와 청나라 제도를 가르치고 있고, 장 연구관은 22일 한국에 왔다. 두 사람은 24일 오후 2시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만문을 이용한 청사 연구의 필요성’, ‘중국 제일역사당안관의 현황’에 대해 강연한다. 제일역사당안관은 베이징(北京)에 있는 역사문서보관소로 조선의 규장각과 같은 곳이다.

딩 연구원은 만문을 몰라 오류가 생겼던 사례를 발표한다. 그는 청대 초기 만주족의 ‘일부다처제’와 한족의 ‘일부일처다첩제’가 충돌해 한족 문인들이 만주족의 여러 아내를 처와 첩으로 칭호를 구분하려다 오류가 생겼던 일을 예로 들었다. 그는 “여진에 대해 연구할 때 밀접한 관계였던 고려를 빼놓을 수 없는 것처럼, 만주문자를 활용한다면 조-청의 관계 연구가 더 발전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나라의 언어로 역사를 연구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장 연구관도 “제일역사당안관에 있는 만문 자료 중 조선과 청 사이의 무역과 갈등을 기록한 것이 많다”며 “황제에게 올리는 칙서, 특히 국경지역에서 올리는 관문서나 기밀문서에는 모두 만문이 사용됐기 때문에 만문은 청나라 1차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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