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침에도 ‘찔끔’ 웃어도 ‘찔끔’, 여성 울리는 ‘요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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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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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면 스트레스, 우울증, 질염, 냉대하증의 원인돼… 침, 뜸, 약침, W추나요법으로 개선

“영화를 보며 웃는데 갑자기 소변이 새어나와 깜짝 놀랐어요. 혹시 옆 사람이 눈치챌까봐 영화를 보는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죠.”

김영숙 씨(가명·45·여)는 요즘 말 못할 고민에 빠졌다. 느닷없이 찾아온 요실금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니 온종일 신경이 쓰인다. 소변 때문에 옷이 젖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수치심까지 든다. 혹시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사람 만나는 일도 꺼려진다. 밤에 자다 ‘실례’를 할까 걱정돼 불면증까지 생겼다.

겨울철이 되면 김 씨와 같은 증상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이 많아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땀 분비를 통한 수분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소변의 양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겨울철이 되면 요실금 증세가 더욱 악화된다.

○ 겨울철 요실금 방치하면 ‘독(毒)’


요도괄약근이 약해지면 요실금 증세가 나타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찔끔 새어나오는 것이다. 요실금은 주로 4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폐경기 이후 체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골반근육과 요도괄약근 기능이 점차 약해지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자연분만을 한 젊은 여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출산을 하면 방광이 처지거나 요도괄약근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만으로 인한 요실금 발생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여성질환 전문 청담여성한의원 맹유숙 원장은 “요실금은 큰 병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된다”면서 “요실금을 그냥 방치하면 하복부가 차가워져 질염이나 냉대하증 등 다른 질병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 자가진단 통해 요실금 가능성 확인

요실금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아무 이유 없이 소변이 배출되면 ‘진성(眞性) 요실금’, 기침을 할 때처럼 배에 압력이 가해질 때 증상이 나타나면 ‘복압성(腹壓性) 요실금’, 소변을 보고 싶을 때 참지 못한다면 ‘절박(切迫) 요실금’, 방광에 가득 찬 소변이 넘쳐흐른다면 ‘일류성(溢流性) 요실금’이다.

보통 복압성 요실금이나 절박 요실금 형태가 혼합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요실금이 의심된다면 병원에 찾아가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맹 원장이 제시하는 자가진단 항목을 살펴보자.

① 재채기를 하거나 큰소리로 웃을 때 소변이 새어 나온다.
② 소변이 많이 마려우면 참기 어렵다.
③ 성관계 시 소변이 새어 나온다.
④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가 않고 소변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⑤ 아침에 눈을 뜨면 속옷이나 침대가 축축하게 젖어있다.
⑥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본다.
⑦ 밤에 자다가 깨서 2회 이상 소변을 본다.


맹 원장은 “위의 자가진단 항목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요실금일 확률이 높다”면서 “요실금은 빨리 치료할수록 치료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므로 요실금이 의심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 다양한 예방·치료법 통한 관리가 중요


외과에선 처진 요도를 정상적인 위치에 고정하는 방법으로 요실금을 치료한다. 반면 한방에서는 요실금의 원인을 신장과 방광을 포함한 생식기능 저하로 보기 때문에 침, 뜸, 약침, 한약 등을 통해 생식기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신장, 방광을 포함한 생식기능이 좋아지면 요도괄약근이 강화돼 요실금이 개선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맹 원장은 “‘W추나요법’처럼 여성의 치골이나 허리 등 주요 관절의 위치를 바로잡는 물리요법도 도움이 된다”면서 “관절과 자궁의 위치를 바로잡으면 눌린 방광도 제자리를 찾아 요실금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요실금은 일상생활에서 작은 노력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괄약근을 조였다 풀어주는 ‘케겔운동’은 요실금 예방에 효과적이다. 숨을 들이쉬면서 항문 근육을 5∼10초 서서히 수축시킨 후 숨을 내쉬면서 서서히 풀어준다. 이렇게 한번에 10회씩 하루 6회 정도 반복하면 골반근육과 괄약근이 강화돼 요실금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된다.

맹 원장은 “좌욕으로 생식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면서 “방광을 압박하지 않도록 평소에 허리를 쭉 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의료전문 신헌준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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