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같은 모델로 재도전… 러측 과실땐 세번째 발사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① 나로호에서 발사를 앞두고 기립유지장치가 떨어지고 있다. ② 발사 3.8초 전 나로호 1단로켓 엔진이 점화되고 있다. ③ 나로호가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대를 떠나 이륙하고 있다. ④ 나로호가 하늘로 솟구치며 우주로 날아가고 있다. 고흥=전영한 기자
① 나로호에서 발사를 앞두고 기립유지장치가 떨어지고 있다. ② 발사 3.8초 전 나로호 1단로켓 엔진이 점화되고 있다. ③ 나로호가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대를 떠나 이륙하고 있다. ④ 나로호가 하늘로 솟구치며 우주로 날아가고 있다. 고흥=전영한 기자
‘쌍둥이’ 발사체-위성 완성상태 대기중… 기술 정교화 관건
2018년 독자 발사체 개발… 연말 기상위성은 佛 도움받아

《나로호 발사가 안타깝게도 ‘절반의 성공’에 그치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계획은 많은 숙제를 안게 됐다. 특히 이번 발사를 계기로 우주개발을 더욱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주과학 전문가들은 다른 우주개발 선진국들도 우리와 비슷한 난관을 극복하면서 우주개발의 위업을 달성해온 점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더욱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실패 원인 개선해 제2의 나로호 도전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 결과가 우주개발의 높은 문턱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고라는 러시아의 1단 액체연료 로켓을 들여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완전한 성공’을 거두기 어려웠던 셈이다.

우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연구진의 원인 분석이 있어야 하겠지만,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에 대한 보완이 선결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한 번도 ‘실전 경험’이 없었던 러시아 1단 로켓을 비롯해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만든 2단 로켓, 위성 보호 덮개를 여는 기술, 2단 로켓과 위성의 분리 기술 등을 정교하게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주개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오명 건국대 총장은 “로켓 발사에 실패한 과학자에게 발사체 개발을 다시 맡겨 결국에는 성공에 이르게 한 외국의 개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내년 5월 러시아와 함께 나로호와 똑같은 발사체를 한 번 더 쏠 예정이다. 이번 나로호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위성 2호가 실리게 된다. 발사체와 위성은 이미 완성돼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위성 궤도 진입에 실패한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해야만 내년 발사 때 완벽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만일 이번 발사가 실패로 규정되거나 러시아 측 책임으로 결론이 나면 세 번째 발사를 하게 된다. 역시 똑같은 발사체와 위성을 이용한다.



○ 2018년 우리 발사체 쏜다

한국 우주개발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2018년까지 우리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항우연은 2002년 이후 중단했던 30t급 엔진 개발을 지난해 재개한 데 이어 현재는 75t급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나로호는 170t급이다.

우리 발사체를 쏘기 전인 2018년까지는 위성 발사가 이어진다. 올해 말 기상청이 통신해양기상위성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7번째 기상위성 보유국이 된다. 우리나라 위성 중 처음으로 지구 자전과 같은 속도로 도는 정지궤도 위성인 기상위성은 프랑스 발사체로 발사된다. 2010년에는 다목적실용위성 5호(아리랑 5호)와 과학기술위성 3호 등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들이 우주로 올라간다. 아리랑 5호에는 해상도 1m급(가로, 세로 1m 크기 물체를 인식) 영상레이더가 실려 있다. 과학기술위성 3호도 1∼3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대역 적외선을 관측한다.

2018년에는 숙원 사업인 한국형 우주발사체 KSLV-2가 발사된다. 나로호(KSLV-1)는 가장 중요한 1단 로켓을 사실상 러시아가 개발했지만 KSLV-2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를 사용하게 된다. 1.5t급 저궤도 실용위성을 실어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 뒤를 잇는 것이 달 탐사 계획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달 궤도를 도는 탐사선을 쏘고 2025년에 달에 착륙하는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정부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하고 8개국이 참여한 국제달탐사네트워크(ILN)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우주개발 경쟁 본격화

중국과 일본은 이미 1970년에 각각 ‘창정’과 ‘람다’를 발사하며 우주개발에 뛰어들었다. 중국은 1970년 자체 위성 ‘둥팡훙’ 1호를 창정 1호에 실어 우주에 쏘아 올렸다. 이후 발사체들은 연이어 실패했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창정 2∼4호를 만들어 총 103번의 발사가 이뤄졌다. 2003년과 2005년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 5, 6호와 2007년 달 탐사선 ‘창어’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우주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창정 5호는 향후 추가로 발사되는 유인 우주선이나 달 탐사선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일본은 1970년대 미국 발사체 ‘델타 로켓’ 기술을 이전받아 순수 일본기술로 ‘H-2’ 발사체를 개발했다. 일본은 발사 서비스 회사 ‘RSC’까지 설립해 자체 위성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위성을 발사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발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와 미국이다. 세계 최고 액체연료 엔진 기술을 가진 러시아는 40년간 수천 기의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미국은 발사체 개발사업에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게 특징. ‘보잉’이나 ‘록히드마틴’ 같은 기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발사체를 이용해 상용 위성을 발사하는 합작 회사를 운용하고 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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