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휴가 후유증? 물집 생겼다면 단순·대상포진 의심을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5분


《누구보다 휴가를 뜨겁게 보낸 그녀. 검게 그을린 모습이 한결 건강해 보인다. 그러나 보기와 달리 피부는 매우 지친 상태. 색소침착, 피부노화를 일으키는 자외선은 사실 ‘피부의 적’이다. 아무리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해도 산이나 바닷가에서는 평소보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기미, 주근깨부터 각종 피부병까지 햇빛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휴가지에서 돌아오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기 치료와 충분한 휴식 영양섭취 해야 재발·후유증 적어
자외선에 의한 일광화상, 눈 - 입 주변 주름 원인될수도

○ 햇빛이 남긴 얼룩 기미, 주근깨

피부가 검게 타는 것은 자외선이 피부 속으로 침투해 멜라닌 색소 생성을 촉진하고 생성된 색소가 피부 표면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자외선에 노출된 지 48시간이 지나고부터 색소 생성이 시작되고 2주 후에 최고조에 달한다. 피부가 원래 색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 얼룩이 생겨 흉해진다. 이때 주근깨는 더욱 도드라지고 기미는 짙어진다. 인위적으로 피부를 태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특히 단시간에 피부를 태우면 부작용이 많다.

갑작스럽게 솟아나는 기미, 주근깨를 예방하려면 휴가지에서는 외출 전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우선이다. 흐린 날도 예외는 아니다. 자외선은 구름을 뚫고 맑은 날의 60% 정도의 강도로 피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역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가 피부에 해를 끼친다고 바르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외국에서는 갓난아이 때부터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항산화제를 함유한 보습제를 자주 발라주고 미백제품을 사용한다. 또 충분한 수분공급과 함께 보습 효과가 있는 팩을 주 2, 3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각질이 일어났다면 박박 문지르지 말고 미지근한 물로 부드럽게 제거해 준다.

더위와 땀으로 지친 피부는 탄력 없이 늘어지고 모공도 넓어 보인다. 이럴 땐 냉온 타월로 번갈아 찜질을 한다. 모세혈관이 수축, 이완되면서 혈액순환이 촉진돼 늘어진 피부가 생기를 되찾게 된다.

○ 신나게 놀다보니 따끔따끔 ‘일광화상’

햇볕에 너무 오래 노출되면 발갛게 붓고 물집이 잡히는 일광화상을 입게 된다. 따끔거리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수반된다. 보통 햇볕에 노출되고 4∼6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낮에는 모르고 놀다가 저녁이나 밤에 통증이 몰려온다. 대부분 시간이 흐르면 붉은 색이 사라지고 각질층이 떨어져 나간다.

가벼운 일광화상을 입었을 때 찬물로 피부를 식히거나 얼음을 수건에 싸서 대준다. 자외선에 의한 일광손상은 주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눈가, 입가 등 주름이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레티놀이 함유된 기능성화장품으로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일광화상의 범위가 넓거나 발열, 오심 등이 나타나고 증상이 오래되면 2차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 물 속에 세균이 우글우글 ‘바이러스성 피부병’

많은 사람이 들어가는 수영장이나 바닷 물에는 피부를 위협하는 각종 바이러스가 도사리고 있다. 바이러스성 물사마귀(전염성 연속종), 발바닥사마귀, 전염성 농가진 등이 대표적이다. 오염된 물이나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건에서 옮기 쉽다. 아이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전염성 농가진과 모낭염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감염 질병으로 전염이 빠르고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은 피부병이다. 전염성 농가진은 피부에 물집이 잡히거나 고름이 생기는 질환으로 처음에는 피부가 약간 발갛게 되고 작은 물집이 생긴다. 물집에서 나온 진물이 터지면서 피부에 묻게 되면 2차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발병 시 관리가 중요하다. 모낭염은 포도상구균이 피부의 모낭, 즉 털구멍에 염증을 일으켜 물집, 고름이 생기는 피부병으로 가려움증이 심하다.

피부병을 예방하려면 해수욕을 즐기고 난 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씻을 때는 미지근한 물로 피부에 남아 있는 염분을 충분히 씻어내고 청결제를 사용해 샤워한다.

○ 무리한 일정으로 면역력 약화되면 ‘단순·대상 포진’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 입술 주위나 몸 어딘가에 물집이 잡힌다면 단순포진이나 대상포진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단순포진이나 대상포진은 몸이 지나치게 피로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며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치유된다.

만일 대상포진을 의심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작은 물집이 붙어있는 모양으로 통증과 함께 발생했다면 전문의의 조기진단과 3일 이내의 적극적인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중요하다. 이 시기가 대상포진으로 인한 신경통을 예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피부 상처가 나은 후에도 몸속에 칼로 베거나 후벼 파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피부를 건드리거나 문지르는 자극에 통증을 느낀다. 심하면 옷 입는 것도 힘들어진다. 조기 치료와 함께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를 해야 재발이나 후유증이 적다.

(도움말=장성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김일환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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