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스마트폰’ 왜 한국에서는 못뜨지?

  • 입력 2009년 8월 12일 17시 01분


◆스마트폰 전쟁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1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스마트폰이란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컴퓨터처럼 e메일도 보고 문서작성도 할 수 있는 똑똑한 휴대전화를 부르는 말입니다.

(김현수 앵커) 국내에서는 어떤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고 있고, 앞으로의 유행과 판도는 어떻게 변할지 살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산업부 김상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우선 스마트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김상훈 기자) 예. 스마트폰은 간단히 말해 컴퓨터의 기능을 갖고 있는 휴대전화를 말합니다. 우리는 보통 컴퓨터로 인터넷을 서핑하거나, 동영상을 보고 문서를 편집합니다. 이 모든 일들을 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박 앵커) 그럼 동영상 재생이 잘 되고 게임과 일정관리도 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요즘 휴대전화는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겠군요?

(김 기자) 아닙니다. 컴퓨터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는 건데, 요즘 나오는 휴대전화의 대부분은 이런 기능이 없습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햅틱 아몰레드'나 LG전자의 '프라다폰', 팬택의 '큐브릭'과 같은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긴 합니다. 컴퓨터 모니터 못지 않은 화질로 영화도 볼 수 있고, 전자사전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특히 넓은 화면과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편한 조작법으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삼성전자의 햅틱 아몰레드는 지난달 초 판매를 시작한 뒤 한 달 만에 20만 대 이상 팔렸습니다. 가격이 91만 원으로 비싼 편인데도 잘 팔리는 것이죠. LG전자가 새로 선보인 프라다폰2는 터치스크린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데다 컴퓨터 자판과 같은 키보드도 함께 가지고 있어 인기입니다. 특히 프라다폰2는 이동통신사의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값이 180만 원에 가까운 비싼 제품인데도 판매 한 달 만에 5000대가 넘게 팔렸습니다. 팬택의 큐브릭도 영화를 감상하는데 편리하도록 넓은 화면을 사용한 휴대전화라 가격이 80만 원에 이릅니다. 지난 달 중순에 경쟁사 제품보다 뒤늦게 출시된 뒤로도 3만 여 대 이상 팔리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휴대전화에는 사용자가 자기가 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 제조사가 만들어서 휴대전화에 설치해 둔 프로그램만을 쓰게 되는 셈이죠.

(김 앵커) 그런 전화기들이 스마트폰이 아니라니 놀랍군요. 그럼 국내에서 팔리는 스마트폰에는 어떤 제품들이 있나요?

(김 기자) 최근에는 국내 제조사들도 다양한 스마트폰을 만들었는데요, 가격은 80~100만원 정도입니다. 삼성전자의 '옴니아'란 스마트폰은 웬만한 컴퓨터 못지않은 처리속도를 갖고 있어서 상반기에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LG전자도 '인사이트'라는 스마트폰을 상반기에 내놓았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죠. 이외에도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블랙베리나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등 다양한 스마트폰이 팔리고 있습니다.

(박 앵커) 그러면 이런 스마트폰으로는 무슨 일을 할 수 있나요?

(김 기자)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고, 컴퓨터가 할 수 없는 것들도 몇 가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터넷을 서핑하거나 이메일을 보내는 건 물론이고요,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이걸 바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지난달에 미국에 다녀왔는데요, 스마트폰에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을 설치해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시내전화보다 싼 요금으로 실컷 통화하기도 했습니다. 휴대전화의 마이크를 이용하면 휴대용 녹음기로 쓸 수도 있고, 요즘은 GPS라는 위성위치확인장치가 달린 스마트폰도 나오는데요, 이런 스마트폰으로는 내비게이션처럼 길안내를 받는 건 물론, 내가 지금 있는 곳 근처의 음식점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김 앵커)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의 인기가 대단할 것 같네요. 국내에 스마트폰은 얼마나 보급됐나요?

(김 기자)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지만 사실 한국에서 스마트폰은 그리 많이 팔리지 못했습니다.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약 470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 전자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자가 약 50만 명 내외일 것으로 추산합니다. 1% 정도만이 스마트폰을 쓰는 셈이죠.

'사용이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미국에서 스마트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쓸기 시작한 건 '블랙베리'라는 휴대전화가 등장한 이후입니다. 이 블랙베리 휴대전화는 작은 키보드를 갖고 있어서 직장인들이 쉽게 이메일을 주고받는데 매우 편리했던 것이죠. 또 애플의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도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손쉬운 조작법 덕분이었습니다.

반면 한국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폰은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이란 운영체제를 사용합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계 제작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의존하는 거죠.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이란 운영체제가 블랙베리나 아이폰의 운영체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불편해 인기가 떨어지는 소프트웨어라는 데 있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하반기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한 제품들이 나올까요?

(김 기자) 예. 한국 기업들도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국 기업도 구글이란 미국의 인터넷 기업이 만든 '안드로이드'라는 휴대전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식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KT와 SK텔레콤은 최근 아이폰 도입을 검토 중이고 스마트폰도 더 다양하게 선보이겠다고 했습니다.

(박 앵커) 예,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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