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교수 개발 ‘나노렌즈’ 논쟁 뜨겁다

  • 입력 2009년 7월 31일 02시 59분


네이처 “빛 반파장보다 작은 물체 못본다는 이론 뒤집어”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23일자 온라인판은 포스텍 화학과 김광수 교수팀이 개발한 nm(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초소형 구형 렌즈가 회절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쟁이 불거졌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김 교수팀은 회절한계를 뛰어넘어 빛의 반파장보다 작은 물체를 볼 수 있는 ‘나노 렌즈’(사진)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같은 날 ‘네이처’에 발표했다.

회절한계는 빛의 반파장보다 더 작은 물체는 렌즈로 볼 수 없다는 이론이다. 가시광선의 파장이 400∼700nm라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러스나 유전자(DNA), 생체분자 등 400nm보다 작은 물체는 아무리 완벽한 렌즈를 쓰더라도 분간할 수 없다는 얘기다. 1873년 독일의 물리학자 에른스트 아베가 이 이론을 처음 정립한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 교수팀은 이번 논문에서 이런 정설을 뒤엎고 220∼250nm 간격의 줄을 구분하는 렌즈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네이처에 따르면 회절한계를 뛰어넘는 ‘슈퍼렌즈’ 분야의 석학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시앙 장 교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교수팀이 회절한계를 뛰어넘은 렌즈를 만든 것은 우연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노 광학 전문가인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대식 교수는 “나노 렌즈를 쉽고 간편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필요한 곳에 가져다 쓸 수 있는 것도 획기적”이라며 김광수 교수의 연구 내용을 높이 평가했다. ‘네이처’ 역시 “나노 렌즈 품질 자체에 대한 이견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광수 교수는 “나노 렌즈의 현상을 설명할 새로운 이론이 없어 오랫동안 지켜진 물리법칙이 깨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 새로운 이론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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