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해 삼켜도 직접 보다간 눈 다쳐요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5분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 때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는 코로나가 잘 관측된다. 사진 속 달 둘레로 밝게 빛나는 부분이 코로나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지구 표면의 달그림자. 사진 제공 미국항공우주국·한국천문연구원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 때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는 코로나가 잘 관측된다. 사진 속 달 둘레로 밝게 빛나는 부분이 코로나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지구 표면의 달그림자. 사진 제공 미국항공우주국·한국천문연구원
《22일 달이 해를 삼키는 우주쇼가 아시아와 태평양 일원에서 펼쳐진다. 해와 달, 지구가 일직선에 놓이며 해가 달에 가려질 때 생기는 일식(日蝕)은 우리나라에서는 오전 9시 31분 제주에서 시작해 낮 12시 14분 독도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인도와 중국 상하이, 일본 남부에서는 해가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지만 한반도에서는 해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진행된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부분일식은 서귀포 지역에서 해의 92.4%가 가려지는 등 대규모로 진행된다. 또 이번 개기일식은 18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21세기 들어 가장 긴 일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가 달 뒤에 가려져 일사량이 줄면서 기온이 떨어지는 등 각종 기현상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식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22일 부분일식 우주쇼… 관측 5대 포인트

【1】 日등 개기일식 지역 코로나 관측

코로나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개기일식을 손꼽아 기다린다. 코로나란 태양의 둘레에서 태양 반지름의 몇 배나 되는 구역에 걸쳐 희게 빛나는 부분이다. 강력한 태양폭발이 일어나면 코로나 물질이 방출된다. 천문연구원 김연한 박사는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면 짧은 시간이나마 산란광 때문에 평소 관측하기 힘든 태양에 가장 가까운 코로나를 관측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분일식이 일어나는 한반도에서는 산란광 때문에 완벽한 코로나 관측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2】 태평양 동남쪽 6분 39초 ‘최장’

이번 개기일식은 지구의 반을 가로지른다. 해를 완전히 가린 달의 모습은 인도에서 시작해 네팔, 방글라데시, 부탄, 미얀마, 중국에서 차례로 볼 수 있다. 태평양 동남쪽에서는 6분 39초간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는 가장 긴 개기일식이 진행된다. 2년에 한 번꼴로 생기는 개기일식의 경우 해가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시간이 최대 2, 3분인 데 비해 이번 일식은 상대적으로 길다. 김 박사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지면서 달이 햇빛을 가리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3】 한반도 개기일식 2035년 9월

일식이 일어나는 곳은 달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지역이다. 달그림자 안에 완전히 어두운(본그림자) 지역은 개기일식이, 덜 어두운(반그림자) 지역은 부분일식이 진행된다. 이번 일식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지역은 폭이 겨우 258.4km에 불과하다. 한반도에서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북한 평양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부분일식은 그보다 자주 일어나며 가장 가까운 부분일식은 내년 1월 15일 일어난다.

【4】 기온변화… 닭-개 울부짖기도

일식이 일어나면 짧은 시간에 환경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온도 변화는 해가 달에 가려지기 시작하면서 바로 감지할 수 있다. 특히 해안이나 산악 지역의 온도차는 평야보다 더 크다. 학계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평소 때보다 5∼10도의 온도차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땅이 식으면서 높은 하늘엔 따뜻한 공기, 낮은 하늘엔 찬 공기가 안정적인 대기층을 이루면서 얇은 구름들이 걷히는 현상도 일어난다.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2, 3분 동안 빛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개와 닭 등 가축들이 울부짖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천문연구원 박영득 박사는 “해가 90% 가려지는 한반도에서도 기온이나 바람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 특수필터 통해 봐야 안전

개기일식이든 부분일식이든 해를 직접 바라보면 눈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박 박사는 “해가 90% 이상 가려져도 틈새로 쏟아지는 햇빛은 매우 강하다”며 “특히 특수필터가 달리지 않은 카메라로 일식 기념사진을 찍겠다며 해를 보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문연 측은 가급적 특수필터로 만든 안전성이 검증된 일식용 안경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일식 관측용 안경은 동아사이언스의 과학전문쇼핑몰 시앙스몰(www.scimall.co.kr)을 비롯해 인터넷 쇼핑몰과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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