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호흡기를 떼기만 하면 금방 사망할 줄로 알았던 김옥경 할머니. 그러나 김 할머니는 입을 벌려 ‘생명 유지’에 충분한 숨을 들이쉬고 있다. 힘은 없지만 1년 4개월 전 처음 인공호흡기를 달았을 때 상태와 비슷하게 생명을 이어 가고 있다. 그 때문인지 박창일 연세대 세브란스의료원장은 23일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대법원 판결과 조속한 시행을 요청한 가족들의 뜻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지만 인간의 생명을 거두는 존엄사는 최대한 억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브란스의 기존 입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1심 판결에서 존엄사 허용 결정을 내린 김천수 서울 서부지법 부장판사는 말을 아꼈다. 생각들은 조금씩 달랐지만 한 가지 느낌은 모두 같았다. 생명에 대한 외경심(畏敬心), 의사도 판사도 가족도 그건 다르지 않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삶과 죽음의 의미 되돌아보게 돼
▼박무석(주치의·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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