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막으려면 술잔 돌리지 마세요

  • 입력 2009년 6월 15일 03시 00분


의협, 예방 가이드라인 제작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최근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는 A형간염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급성A형간염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으로 12주 동안 운영되는 대책위원회는 예방백신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보건당국과 백신제조회사에 협조를 요청하고 A형간염 예방 가이드라인을 대한간학회와 공동 제작해 의료인 대상 홍보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내 A형간염 감염자는 6000여 명으로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약 2.3배 높다. A형간염은 바이러스가 간을 침범해 발생하는 감염증이다. 식욕부진, 오심, 구토, 설사가 나타나고 피로감, 무력감, 발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다가 붉은색 소변이나 노란색 흰자위를 특징으로 하는 황달도 나타난다. 보통 처음부터 증세가 나타나지는 않고 4주간 잠복기가 있다. 어린 시절에 감염되면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지만 장년기와 노년기로 갈수록 치사율이 높아진다.

A형간염은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얻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만성 B형간염 보유자들은 A형간염 예방접종도 받는 것이 좋다. 이들은 A형간염 바이러스 감염 시 치사율이 간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58배 높다.

A형간염 백신은 만 1세 이상이면 접종할 수 있다. 총 2회 접종하며 처음 접종한 후 6개월 후에 1회 더 접종한다. 한 번 백신을 맞으면 면역력이 20년 이상 지속된다.

A형간염 백신을 맞을 수 없거나 백신을 접종한 후 4주 이내에 A형간염이 많이 발생하는 개발도상국을 여행해야 할 때는 단기 효과가 있는 ‘면역글로불린’을 대신 맞을 수 있다. 여행기간이 3개월 이내일 경우 면역글로불린을 kg당 0.02mL 맞으면 효과가 3개월간 지속된다. 여행기간이 3개월 이상일 경우 kg당 0.06mL 맞으면 효과가 5개월까지 지속된다. 5개월 이상일 때는 5개월마다 추가로 맞아야 한다.

의협은 “A형 바이러스는 간염 환자의 침과 대변을 통해서 쉽게 전염된다”며 “감염된 사람과 직접 접촉을 하거나 술잔을 돌리는 행위, 환자의 배설물에 오염된 물로 음식을 만들 때 전염되므로 평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은 섭씨 85도에서 1분간 끓여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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