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엔 사람단백질 모두 규명”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스웨덴 울렌 교수 “항체 만들면 암 조기발견 쉬워져”

“2014년이면 사람의 단백질이 모두 밝혀져 암 조기발견이 훨씬 쉬워질 겁니다.”

지난달 25∼27일 서울대에서 열린 국제인간프로테옴기구(HUPO) 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스웨덴왕립공대 미생물학부 마티아스 울렌 교수(55·사진)는 지난달 27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울렌 교수는 “모든 의약품의 표적이 바로 단백질”이라며 “사람의 2만3000개 단백질을 모두 알아내 항체를 만들면 질병에 대한 개인별 맞춤 진단과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체는 몸 안에 침입한 병원균(항원)을 없애는 면역물질.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달라붙어 활동을 방해하는 역할도 한다.

울렌 교수는 HUPO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 여러 나라 연구팀과 함께 성별과 나이, 건강상태 등이 다른 사람들의 항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인간 단백질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내년이면 전체 사람 항체의 50%, 2014년이면 100%가 만들어져요. 이들 항체를 암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잡아내는 도구로 활용해 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암 조직은 자라면서 특정 단백질을 만들어 혈액으로 배출한다. 혈액에 항체를 넣으면 암이 만든 단백질에 가서 달라붙기 때문에 암이 어디에 얼마나 생겼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울렌 교수는 “해마다 혈액검사를 받아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 질환과 당뇨, 비만, 심장병 등의 진단과 치료에도 항체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사람 유전자 전체를 밝혀낸 ‘인간게놈프로젝트’ 이후 과학자들은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 전체(프로테옴)를 함께 연구하기 위해 HUPO를 조직했다. HUPO에 참여 중인 국내 생명과학기업 영인프론티어 이종서 대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항체 연구인 ‘인간 단백질 아틀라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항체의약품 시장도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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