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밤, 온라인게임장은 열기속으로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이용시간 늘고 저가아이템 판매 불티

불황의 늪이 갈수록 깊어가지만 게임업계만큼은 무풍지대다.

오히려 지난해 4분기(10∼12월) 주요 게임업체가 잇달아 최대 실적을 내며 ‘불황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본보 14일자 B1면 참조 게임산업 10년 투자 올해 빛본다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게임업계와 조사기관에 의뢰해 게임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최근 들어 ‘저가(低價) 아이템 판매’와 ‘밤 시간 게임 이용’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아이템, 실속형이 인기

CJ인터넷, 넥슨, 네오위즈게임즈의 ‘간판’ 게임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과 올 1월의 가격대별 아이템 판매액을 분석한 결과 1만 원 이상의 고가(高價) 아이템 판매 비중은 줄어든 반면 1000원 안팎의 저가 아이템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CJ인터넷의 슈팅게임 ‘서든어택’은 지난해 1월 1만 원 이상의 고가 아이템 판매 비중이 18%, 5000∼1만 원은 28%였지만 올 1월은 각각 7%, 23%로 급감했다.

반면 2000∼3000원의 아이템 판매 비중은 지난해 4%에서 올해 14%로 수직 상승했다.

네오위즈의 ‘피파온라인2’는 올 1월 아이템 판매액이 30억 원 정도로 지난해 1월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주역은 역시 저가 상품 판매의 호조다. 1000원 미만 상품의 판매액 비중은 같은 기간 11%에서 16%로, 1000∼3000원은 11%에서 23%로 각각 크게 늘었다.

캐주얼게임의 지존인 넥슨 ‘카트라이더’도 지난해 15% 정도였던 1000원 미만 저가 아이템 판매 비중이 올 1월 25%로 껑충 뛰었다.

○밤 되면 PC 앞으로

온라인게임 이용자 수는 지난해와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기존 이용자들이 밤과 새벽에 게임을 하며 보낸 시간은 크게 늘어났다.

온라인게임은 개인별 이용시간이 길어져야 아이템 구매 등을 통한 매출이 늘어난다.

인터넷 조사기관 매트릭스에 따르면 넷마블, 한게임, 넥슨 등 3개 게임사이트의 월간 이용자는 지난해 1월 1493만 명에서 올 1월 1451만 명으로 2.8% 줄었다.

그러나 총 이용시간은 같은 기간 2630만 시간에서 2714만 시간으로 소폭 늘었다. 특히 오전 3∼9시 이용자와 총 이용시간이 각각 22.3%, 23.0%나 급증했다.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는 이용자가 1.7% 증가했는데 이용시간은 20.0%나 늘어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저변이 넓어졌다기보다 사람들의 실내활동 시간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라며 “경기 불황으로 인해 생긴 뚜렷한 변화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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