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 원자로 비상가동 3월부터 확대

  • 입력 2009년 1월 28일 02시 59분


암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 수입 차질따라 생산 늘리기로

암과 갑상샘 진단 등에 필수인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의 도입이 원활치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생산 수준을 확대하기로 했으나 이 역시 수요량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해 상당수 병원에서 관련 질환 검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7일 한국원자력연구원(대전 유성구 덕진동)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핵의학영상검사에 필수인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몰리브덴(Mo)-99’를 생산하는 캐나다 국가연구용원자로(NRU)가 올해 초부터 가동을 전면 중단함에 따른 조치이다. 핵의학영상검사는 암, 갑상샘 질환, 신장 질환 등을 진단할 때 실시된다.

이에 따라 하나로의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량은 현재 국내 수요량의 5%가량을 공급하던 수준에서 30% 이상 충당할 수 있는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를 위해 다음 달 중 하나로에서 Mo-99 생산라인 점검과 예비 생산시험을 마치고 3월부터 Mo-99를 증산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국내 Mo-99 소요량의 42.8%를 공급해 온 캐나다의 NRU가 가동을 멈춘 데 이어 캐나다 정부가 NRU 대체용으로 건설 중인 다목적응용물리실험원자로(MAPLE)도 설계 결함이 발견돼 조만간 가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하나로를 동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과부 측은 “캐나다에 이어 세계 2위 Mo-99 생산국인 네덜란드도 지난해 8월부터 노후한 원자로 가동을 중단해 국제 시세가 지난해에 비해 2, 3배 올랐다”며 “이번 비상 가동은 Mo-99 가격 상승으로 핵의학영상검사가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본보 2008년 10월 22일자 A1면 참조
국내 암 전이검사 줄줄이 연기-중단

실제로 Mo-99 수입업체들은 최근 일부 병원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병원 측은 정해진 의료보험 수가 때문에 가격을 올려줄 수 없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외국 일부 원자로의 생산 중단으로 국내 많은 병원에서 핵의학영상검사가 중단 또는 연기되는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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