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영향 농작물 재배지 북상 중

  • 입력 2008년 9월 10일 03시 07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일부 농작물의 재배지가 점점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농업부문 기후변화 대응전략’ 국제 심포지엄의 참고자료에서 한반도 기후변화에 따라 농작물 재배지가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냉해에 약한 복숭아는 경북 경산 지방이 주산지이나 최근에는 북쪽인 강원 춘천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고, 대구가 주산지인 사과는 강원 영월에서도 재배할 수 있게 됐다.

또 녹차는 전남 보성이 주산지이나 강원 고성에서도 자라고, 충남 아산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는 쌀보리는 인천 강화도에서도 재배된다.

난지(暖地) 과수인 한라봉은 제주 지역뿐 아니라 전남 고흥과 거제도에서도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이는 기온과 강수량, 일조시간 등이 바뀌며 복잡하게 영향을 미친 탓이다. 연평균 기온은 1973∼2007년 0.95도 높아졌다. 특히 곡창지대인 중서부 평야지대와 차령남부 평야지대는 이 기간 평균 기온이 1.05∼1.33도 올랐다.

농진청 당국자는 “온도가 계속 오른다면 쌀 생산성이 저하되고 무, 배추 같은 고랭지작물 재배면적도 감소해 고랭지채소의 안정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과의 경우 ‘후지’ 품종의 남한 지역 재배적지 면적은 3만4363km²이지만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재배적지는 2만284km²로 줄게 된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만약 기온이 3도 오를 경우 사과 재배적지는 6892km²로 줄어들게 된다.

이덕배 농진청 기후변화대응연구사업단은 “기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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