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식원장의 자기관절사랑이야기]십자인대파열, 두 가닥으로 재건술

  • 입력 2008년 8월 6일 17시 45분


작년한해 동안 미국에서는 대략 10만명이, 우리나라에서는 7천명정도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해가 갈수록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고, 또 MRI같은 정확한 진단 기구가 보편화되면서 그 숫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관절내시경 수술법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무릎을 약 15cm 정도 절개를 하고 파열된 전방십자인대를 봉합하거나 다시 만들어주는 재건술을 했었다. 또한 전방십자인대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과 고유의 기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무릎 관절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이루어지고, 관절내시경이란 획기적인 수술도구가 도입되면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은 큰 발전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고 난 이후에 종종 무릎이 헛도는 것 같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다. 왜 이런 증상이 있는가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정상적으로 전방십자인대는 기능적으로 크게 두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이 사실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기는 했지만 좀 더 굵은 한 가닥만을 만들어 주어도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조금 가는 가닥의 기능을 무시했던 결과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두 가닥을 모두 만들어주는 전방십자인대 두 가닥 재건술이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물론 아직 두 가닥 재건술의 역사가 길지 않아 결과가 한 가닥만 재건해주는 경우와 비교해서 장기적인 결과가 좋으냐에 대한 의견에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수술 후 단기 결과를 보면 무릎의 안정성에서 한 가닥보다 두 가닥 수술법이 우수하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무릎전문의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래서 활동적인 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에서는 한 가닥보다는 두 가닥 재건술을 하는 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아야 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경우 50%이상이 파열되면 재건술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필자가 수술을 해보면 70~80%정도만 파열되고, 파열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인대를 종종 발견하곤 한다. 얼마 전 일본이나 유럽 쪽에서 나오는 논문을 보면 전방십자인대의 두 가닥 중에 한 가닥만 파열이 되는 경우에 그 한 가닥만을 재건해주는 전방십자인대 보강술이 결과가 좋았다는 발표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것은 우리병원에서의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수술 후에 만들어 넣어준 인대가 살아있는 인대의 도움으로 생착률이 높아질 것이고, 무릎의 위치감각이 좋아 재활도 빠를 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은 당연할 것처럼 생각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한 가닥이나 두 가닥 재건술을 할 때 남아있는 전방십자인대는 수술 후에 만들어 넣어준 인대와 부딪혀서 오히려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모두 제거했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이것은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에서 보강술이라는 개념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전방십자인대 보강술에서는 살아있는 원래의 인대는 보존을 하고 파열된 부위에만 십자인대를 만들어 넣어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방십자인대 보강술을 할 수 있으려면 전제조건이 말 그대로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지 않아야 하는데, 이것은 사실 의사의 진찰만으로는 알아내기가 어렵다. 이때는 MRI를 촬영해 보아야 한다. 손상정도, 나이와 활동정도 등등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수술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후에 좀 더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도움말_ 박영식(연세사랑병원 자기관절보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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