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수프에 피부 데면 점성 때문에 화상 커져”

  • 입력 2008년 7월 21일 02시 52분


한강성심병원 열탕화상 환자 분석

뜨거운 액체로 인해 몸이 데는 열탕 화상 중에서 피부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프’로 인한 화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장영철 성형외과 교수팀은 2003∼2007년 열탕 화상으로 입원한 2257명을 분석한 결과 수프는 우리 몸에서 화상 범위가 4.3% 정도로 작은 편이지만 수술률은 5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반면 뜨거운 물은 화상 범위가 6.8%로 수프보다 넓지만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화상은 수프의 절반 정도인 27%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 교수는 “뜨거운 수프는 국, 라면 등과는 달리 화상을 입는 범위는 작지만 점성 때문에 더 오랫동안 피부에 머무르기 때문에 중증 화상으로 악화되기 쉽다”고 말했다.

열탕 화상을 유발하는 액체는 국물요리가 1009건으로 가장 많았고, 뜨거운 물(954건), 차·커피(294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국물요리의 경우 미역국, 콩나물국 등 국에 의한 화상이 59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라면(247건),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찌개류(113건), 국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의 소금물(32건), 죽(20건), 수프(4건) 등의 순이었다.

장 교수는 “국물요리에 의한 화상은 뜨거운 물로 입는 화상보다 통증이 심하다”며 “국물에 들어 있는 고춧가루, 염분 양념이 벗겨진 피부에 닿으면서 화학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열탕 화상은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하지만 여름철에는 노출 부위가 많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화상을 입는 것이 특징이다.

어른은 부엌에서 조리하던 중 실수로 손과 팔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주로 높은 곳에서 국물이 쏟아지면서 화상을 입기 때문에 얼굴과 몸통에 상처가 많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열탕 화상을 입었을 때는 화상 부위를 흐르는 수돗물에 15∼20분 씻고 허물이 벗겨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화상 부위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입은 옷은 강제로 벗기지 말고 가위 등으로 잘라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갈 때는 화상 부위가 심장 위치보다 높이 올려진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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