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비만’ 매년 40만명씩 꼴 늘었다

  • 입력 2008년 7월 14일 19시 28분


김병준(가명·38) 씨는 회식이 잦다보니 8개월 사이 10kg 정도 몸무게가 늘었다. 김 씨의 친구와 회사 동료들도 대부분 뱃살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일부는 헬스센터에 등록해 짬짬이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업무 스트레스에다 술 때문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한국 성인 비만인구는 매년 40여만 명씩 늘어 10명 중 3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25년에는 인구 2명 중 1명은 비만 환자가 될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질병관리본부와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가 공동 조사한 '한국 성인의 비만율(비만유병률)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비만인구는 1998년 845만 1337명에서 2005년에는 1126만4533명으로 281만3196명(22.5%)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연간 평균 40여만 명씩 늘어난 셈이다.

연구팀은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25년에는 비만율이 46.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만은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비만율은 전체 인구 중 비만 인구의 비율을 말한다.

보고서는 "국제비만전문위원회(OBTF)가 2025년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비만환자가 될 것으로 예측한 점을 미뤄 볼 때 국내 비만의 심각성은 국제 기준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성인 비만율(2005년 기준)은 31.5%(남성 35.1%, 여성 28.0%)였다. 남성은 20대 25.2%, 30대 38.0%, 40대 41.1%, 50대 41.0%로 꾸준히 늘다가 60대 31.0%, 70대 27.5%로 상승 곡선이 한풀 꺾였다.

반면 여성의 경우 40대까지 10∼20%대를 유지하던 비만율이 50대 이후부터 40%대로 급격히 상승했다.

심혈관질환, 고혈압 등 각종 합병을 유발하는 '복부비만'의 경우 1998년 700만5291명에서 2005년에 858만2502명으로 늘어 157만7211명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에 해당된다.

복부비만율은 남녀 차이가 뚜렷했다. 남성의 경우 50대까지 증가하다가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한 반면 여성은 50대 이후부터 급격히 복부비만율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여성은 폐경기를 지나면서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복부에 살이 붙게 된다"고 말했다.

몸무게가 그대로이면서 배만 볼록하게 나오는 경우 대부분 비만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나이가 들면서 체지방이 점차 빠지는 대신 그 자리를 지방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만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권상희 질병관리본부 책임연구원은 "사회적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비만을 개인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된다"며 "적절히 먹고 운동하는 것을 장려하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비만을 줄이려면 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운동량을 늘리고 고칼로리 식품, 인스턴트 식품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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