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Back Ten/상큼 미인의 비결, 입 속에 있다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희고 가지런한 ‘백텐(Back Ten)’ 치아로 세월까지 거스른다

‘이가 갈리다’, ‘치(齒)가 떨리다’, ‘이를 악물다’….

몹시 화가 나거나 분을 참지 못할 때 쓰는 말이다. 이를 갈고 떨며 감정을 애써 자제한다는 말이다. 치아가 극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탈출구’로 사용된 것이다.

“씹으니깐 살맛 나네.”

TV에서 방송되는 잇몸 질환 약 광고의 카피다. 사각사각 씹히는 깍두기와 갓 담은 김치, 아삭아삭한 샐러드, 오독오독 씹히는 오도독뼈와 갈비뼈에 붙은 살코기….

세상에는 씹어서 살맛 나는 음식이 적지 않다. 음식을 입 안에 넣었을 때 치아가 잘게 자르고 씹어주면 음식의 향과 맛이 배어 나온다. 이때 코와 혀는 참맛을 느끼게 된다.

만약에 치아가 없다면? 씹어야만 느낄 수 있는 참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물론 덩어리 음식을 받아들인 위에 과부하가 걸려 더부룩하거나 가슴이 답답해진다. 심하면 만성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게 된다.

소화는 치아의 첫 번째 기능이다. 턱뼈 중앙에 있는 앞니는 음식을 잘게 잘라주고, 앞니의 양쪽 옆에 있는 송곳니는 음식을 꽉 물고 찢어 준다. 뒤쪽의 어금니는 위아래로 서로 맞물리면서 음식물을 맷돌처럼 으깨어 준다.

대개 하얀 이를 선호한다. 하지만 역술가들은 약간 황금빛을 띤 치아가 재복이 있다고 본다. 치아로 성격을 파악하기도 한다. 앞니가 크면 자기주장이 강하고, 이가 둥글고 가지런하면 성격이 원만하다는 식으로. 인상학자 주선희 박사는 “치아가 아기처럼 뾰족하고 작으면서 약간 벌어지면 말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운이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안으로 말려간 듯한 형상의 옥니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듯한 인상을 준다. 주위의 치아에 비해 송곳니가 더 노랗고 둥글면 정력이 강해 보이지만 너무 뾰족하면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이야기할 때 윗니가 많이 보이면 젊고 활기찬 인상을 주고, 아랫니가 많이 보이면 나이가 부쩍 들어 보인다.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를 가진 사람과 누렇고 울퉁불퉁한 치아를 가진 사람의 외모는 최소 10년 이상 차이가 나 보인다.

치아에 자신이 있으면 웃을 일도 많아진다. 덩달아 입술 근육도 탱탱해져 아름다운 ‘스마일 라인’을 만든다. 깨끗한 피부만으로 부족하다. 웃음을 부르는 희고 가지런한 치아는 ‘백텐(Back Ten)’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자 미의 기본이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 뿌리 달린 인공치아, 임플란트의 비밀▼

“이가 빠지는 꿈을 꿨어!”

흔히 치아에 상처가 나거나 치아가 빠지는 꿈은 가족이나 친지 가운데 누군가가 해를 당할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암시로 해석된다. 오복(五福) 중 하나인 치아를 잃는 일은 소중한 사람을 잃는 아픔에 비유될 정도로 치명적이란 얘기다.

치아는 인간의 몸에서 유일하게 외부로 노출된 뼈다. 사랑니를 제외한 치아는 빼면 단 한 차례 다시 생성되지만 한번 상한 치아는 절대 재생이 불가능하다. 그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스마일 라인’ vs ‘리버스 라인’

흰 머리, 깊은 주름. 쪼그라진 입술, 틀니….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나이가 들면 잇몸이 약해지면서 치아가 빠진다. 치아가 없으면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 입술 주변이 오그라들고 쪼글쪼글 주름이 생긴다. 치아가 빠지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 피부가 처져 윗니를 덮게 된다.

젊을수록 입술 주변의 살이 탱탱해 웃을 때 윗니가 훤히 드러난다.

이를 흔히 ‘스마일 라인(smile line)’이라 부른다. 웃을 때 올라가는 입 꼬리를 따라 치열도 살짝 올라가 둥글게 보이는 것이 가장 젊고 예쁜 ‘스마일 라인’이다.

스마일 라인과 반대되는 라인도 있으니, 이른바 ‘리버스 라인(reverse line)’. 알파벳 유(U)를 거꾸로 해놓은 것 같은 리버스 라인은 고집스럽고 나이든 인상을 준다.

○조지 워싱턴은 ‘틀니 대통령’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틀니 여왕’으로 불린다. 피부를 가꾸기 위해 수은을 너무 많이 쓰다 치아가 망가져 틀니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틀니 대통령’도 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다. 그는 22세부터 틀니를 사용했다.

나이가 들면서 치아가 상실되면 틀니, 브릿지, 임플란트 중 어떤 인공치를 쓸지 선택해야 한다.

틀니는 치아와 잇몸을 인공적으로 동시에 만든 것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끼우거나 빼기가 쉬운 것이 장점이다.

반면 겉으로 표시가 많이 나고 씹는 힘이 약한 단점이 있다. 또 잇몸을 눌러 치조골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치아가 부분적으로 상실됐을 때는 양옆의 치아에 걸치는 브릿지를 할 수 있다. 값이 저렴하고 치료기간도 2주 정도로 짧다.

그러나 정상 치아를 갈아내야 하고 수명이 7, 8년으로 짧은 것이 단점이다.

○인공치아 임플란트

임플란트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08년경 고대 이집트 왕조의 유골에서 조개나 상아를 깎아 만든 치아 모형이 발견된 것이다.

최초의 임플란트는 스웨덴의 정형외과 의사 브라네마르크 교수에 의해 시작됐다. 1950년 브라네마르크 교수는 토끼의 다리뼈에 심었던 티타늄 장치물에 많은 양의 뼈가 붙어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임플란트를 착안했다.

실제 임플란트가 환자에게 처음 시술된 것은 1965년이다.

한국에서는 1986년부터 임플란트 시술이 이뤄졌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강남 예치과 김종우 원장은 “임플란트는 시술기간이 길고 조건도 까다롭지만 환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임플란트는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빼면 가장 이상적인 인공치아로 불릴 만하다.

틀니나 브릿지와 달리 치아의 뿌리까지 재건하기 때문에 씹는 힘이 틀니의 4배, 브릿지의 1.6배에 달한다.

인공치아 표시가 거의 나지 않는 것도 장점. 인공치근과 치아가 합쳐진 ‘일체형 임플란트’로 시술하면 하루 만에 치료와 수술을 마칠 수 있다. 대부분의 임플란트는 진단부터 시술까지 짧게는 4주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린다.

임플란트 시술에는 정밀한 검사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치아의 상태에 따라 시술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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