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키우면 커진다

  • 입력 2007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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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운동 잘 조절하면 타고난 키보다 한 뼘 이상 더 자라요

키는 얼굴의 생김새와 함께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키를 고려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평균 키보다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사람은 신체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게 되어 사회 활동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한때는 구인 광고에 ‘키 1×× cm 이상의 용모 단정한 외모’라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할 정도였다.

많은 사람이 훤칠한 키를 원하지만 뜻대로 키를 키우기는 쉽지 않다. 키는 유전적 요소와 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결정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키에 따라 아이의 키가 달라진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작은 키보다 큰 키를 선호한 사례가 많다. 인류는 키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기도 했다.

키가 큰 군인들만 골라 ‘장대 근위대’를 창설한 것으로 유명한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황제는 늘씬한 처녀들을 보면 자신의 근위대 병사들과 결혼시키려고 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언젠가는 특별한 인간 종족을 탄생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소련의 외과의사인 가브리엘 알렉산드로 일리자로프는 1951년 사람의 팔다리를 늘리는 수술법을 고안했다. 뼈를 잘라서 원통형이나 막대기 모양으로 생긴 금속 기구를 뼈 사이에 장착하고 기구에 붙은 나사를 이용해 하루에 0.25mm씩 네 번을 돌리면 뼈가 하루에 1mm 늘어나게 된다. 이 수술법으로 1년에 10cm까지 키를 늘릴 수 있었지만 금속 기구를 부착하는 수술과 극심한 고통을 참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생명공학의 발달에 따라 개발된 성장 호르몬제와 유전자 변형 등은 ‘키의 조작’이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키가 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키와 수명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키가 작을수록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5년부터 1990년 사이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사망한 100만 명을 조사해 보니 아시아인과 남미 이주민들이 백인들보다 평균 4년 더 오래 살았다. 같은 인종 안에서도 키가 작을수록 오래 살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 지역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100세 이상 산 남성의 평균 키는 148.3cm, 여성은 138.6cm였다.

키가 클수록 암이 많다는 연구들도 있다. 미국 의사들을 상대로 한 연구에서 키가 183cm 이상인 미국인들은 170cm 미만인 사람들에 비해 담배와 관련 없는 암이 36%가 많았다.

키는 유전적인 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 사실이지만 후천적인 노력에 따라 ‘타고난 키’보다 한 뼘 이상 더 클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키는 뼈의 성장의 결과다. 뼈는 관절과 연결되는 끝부분에 위치한 ‘성장판’이라는 조직이 자라면서 커진다. 성장판은 성장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자라고 골질로 변해 뼈가 된다.

‘숨어 있는 키’를 최대한 키우기 위해서는 성장기에 성장 호르몬을 얼마나 많이 분비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성장호르몬 분비는 영양, 체중, 운동, 수면,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는다.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비만인 아이들은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드는 반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숙면을 충분히 취하면 성장호르몬이 증가한다.

‘노력만큼 크는 키’의 저자인 박미정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소아과 교수는 부모의 꾸준한 노력이 키를 키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루 3가지 이상의 음식을 골고루 챙겨 먹이고, 하루 30분 운동을 시키고, 하루 30분 대화해서 스트레스를 없애라고 권했다. 그는 “한 해 한 해의 미미한 성장의 차이가 모여 어른이 됐을 때는 이런 노력을 하지 않은 부모의 자식들과 비교했을 때 키의 차이가 상당히 난다”고 말했다.

글=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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