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환자 보름 입원하면 900만원 적자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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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입원기간 길수록 수익 감소… 장기입원 꺼려

환자의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병원 수익성은 떨어져 병원들이 장기입원 환자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병원경영전략연구소는 지난해 뇌경색, 폐렴, 뇌중풍, 관절증(퇴행성관절염 등)의 4개 질병으로 경희의료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입원 일수와 병원 수익성을 조사한 결과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병원 수익성이 감소한다고 14일 밝혔다.

병원 수익성을 가장 크게 떨어뜨리는 병은 폐렴이었다. 폐렴 환자는 입원 당일부터 적자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렴은 보험이 적용되는 항생제 주사 처방이 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병실 유지비 등은 그대로 들기 때문에 병원으로선 별다른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호흡기 등 여러 가지 장비가 필요한 중환자실에 입원한 폐렴 환자의 경우 입원 첫날 61만2000원의 적자가 나고 입원 16일째에는 누적손실액이 1000만 원에 이르렀다.

관절증 환자는 입원 4일째 누적순익이 52만 원으로 최고치에 이른 뒤 5일째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17일째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뇌중풍 환자는 입원 24일째 누적순익이 82만8000원으로 최고치에 이른 뒤 25일째부터 감소했다.

뇌경색 환자는 수술 없이 내과적 치료만 할 경우 입원 6일째 누적순익이 120여만 원에 이른 후 7일째부터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연구소는 “순익과 손실 규모는 병원별로 다를 수 있으나 환자가 장기 입원할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모든 병원의 공통 현상”이라며 “병상비는 하루 비용이 정해져 있는 반면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 약물 투여 등 치료 내용이 단순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입원 초기에 진료 강도를 높이고 질환별로 적절한 치료와 입원일수 등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서둘러 병원 경영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입원기간에 따른 병원의 누적 순익 변화 (단위: 만 원)
1일5일10일15일20일25일
뇌경색50125125125125125
뇌중풍8.3275165.373.981.7
폐렴―61.2―250.3―546.2―909―1306―1677
관절증450359―22―32
폐렴은 중환자실 입원 환자, 뇌경색은 내과적 치료 환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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