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유통기한 얼마나 될까?

  • 입력 2007년 6월 1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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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무더워지고 습도가 높아지는 계절이다. 이런 날씨에는 음식만 상하는 게 아니라 약도 상한다. 웬만한 집에는 소화제 해열제 등 자주 쓰는 약이 몇 가지는 있다. 약국에서 처방받아 쓰다 남은 약이 있거나 뚜껑을 열어 둔 채 몇 개월 동안 방치한 약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정리하는 게 좋다.

서울시약사회는 최근 2007 건강도시엑스포를 열면서 집 안에 쓰지 않는 의약품의 올바른 사용 및 수거 캠페인을 벌였다. 서울시종로구약사회 최면용 부회장은 “대개 먹다 남은 약을 보관했다 재사용하는 일이 많다”면서 “안약이나 안연고는 반드시 혼자 사용하고 남으면 버려야 하는 등의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약이 병을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유통기한 모르면 바로 버려라”

약의 유통기간은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에서 대개 1, 2년이다. 포장을 벗긴 알약이나 뚜껑을 딴 시럽은 일주일 이상 지나면 약효가 떨어지므로 정리해야 한다. 연고나 안약은 개봉 이후 6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아이들이 먹는 감기약인 시럽은 공기와 접촉하면 변질돼 효능이 떨어지므로 쓰지 않으면 바로 버리는 것이 좋다.

가끔 약의 포장이 닳거나 영어로 되어 있어 이름을 알 수 없는 때에는 가까운 약국에 문의하면 좋다. 용도를 모를 경우에는 의약품정보시스템(www.druginfo.co.kr), 대한민국의약정보센터(www.kimsonline.co.kr)에 들어가 검색하면 알 수 있다. 각 종합병원 의약정보실에 전화로 문의해도 약의 용도나 부작용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 욕실 선반은 금물, 건조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

포장된 약은 건조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는 게 원칙이다. 습기나 빛에 노출되면 약 성분의 분해가 빨라져 약효가 떨어진다. 예컨대 습기가 많이 있는 욕실 선반은 약을 보관하기에 좋지 않은 곳이다.

어린이 손이 잘 닿지 않는 부엌 찬장이나 옷장 높은 곳에 약을 보관해야 한다. 보관할 때에는 갈색이나 검은색 비닐 같은 것에 넣어 보관한다. 비닐 겉에 구입한 약의 이름과 용도 유효기간을 적어 놓도록 한다.

약 보관 장소로 흔히 냉장고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냉장고는 습도가 많아 적당하지 않다. 특히 가루약은 습도에 약하다. 여름철에는 냉장고 안과 밖의 온도 차가 커 약이 변색되거나 변질될 확률도 높다. 하지만 좌약은 체온에서 녹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손기호 약제부장은 “물약이나 시럽은 대부분 실온에서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므로 냉장고에 따로 보관할 필요가 없다”면서 “하지만 일단 뚜껑을 따면 공기와 접촉돼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냉장고가 좋다”고 말했다. 보관기간은 1주일을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여름철 상비약 이것만은 꼭 챙기자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설사 멈춤), 제산제(위산 과다분비 억제) 소염제, 항생제가 포함된 피부연고, 소독약, 파스, 종합감기약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체온계, 붕대, 반창고, 핀셋, 의료용 가위, 솜 등도 갖추도록 하자.

물놀이 등 야외 활동 시에는 멀미약, 자외선을 차단하는 크림이나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약, 바셀린 등 화상에 대비한 피부연고도 있으면 좋다. 해열진통제나 소화제는 갑자기 열이 나거나 소화불량 등 흔히 발생하는 경미한 질환 증상에 대한 초기 치료제로 사용한다. 지사제는 설사가 2, 3일 동안 지속돼 멈추지 않을 경우 응급으로 사용한다.

외상에 대비해서는 소독약과 붕대, 반창고, 항생제 연고 등을 준비해야 한다. 타박상 등에 대비해 붙이거나 뿌리는 파스류도 준비한다. 아이가 있다면 소아용 해열제, 소아용 시럽 소화제, 정장제 등을 추가로 준비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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