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입속 염증 직접적인 원인…정기 구강검진 받아야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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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당하는 사람은 고통스러운 질병이다. 냄새가 심하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리게 되고 심하면 열등감, 우울, 불안 심리마저 생긴다. 입 냄새는 간경화, 폐렴, 패혈증 등 중병에 동반된다는 속설이 있어 심각한 질환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입 속 염증이 입 냄새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간경화 등 중증 질환이 있다면 고유의 병색이 완연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입 냄새만으로 큰 질병인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 하루 8잔 이상 물 마셔야

입 냄새의 원인은 입, 코, 소화기, 호흡기에 있다. 이 가운데 약 90%는 입 안 세균이 주범이다. 입 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많이 남아 있으면 공기가 없는 곳에서 사는 혐기성 세균이 많이 자란다. 이들은 입속 단백질을 분해해 휘발성 황화합물을 많이 만들어 내 달걀이 썩는 것과 같은 냄새를 낸다. 통상 혀의 표면, 편도 근처, 목구멍 등에 산다.

구강 건조증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타액이 남보다 끈끈하거나,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혐기성 세균이 잘 자란다. 또 충치 치주염 인후염 축농증이 있거나, 치아 교정기를 끼고 있거나 플라크가 있을 때, 간경화 등을 앓을 때 입 냄새가 생기기도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몸속 수분이 마르게 된다. 피부도 건조해지고 타액의 분비도 줄어든다. 구강 건조증이 생기는 이유다. 항우울 약, 요실금 약, 방광기능 개선제, 전립샘 약, 항고혈압 약 등을 먹는 경우에도 입 안이 마르게 된다.

구강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썩은 이가 있는지, 잇몸에 염증이 있는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게 좋다.

입 냄새는 침 분비량이 적을수록 많이 난다. 침이 입속 음식 찌꺼기를 씻어내고 세균을 희석하기 때문이다. 침을 많이 나오게 하려면 입 안을 청결하게 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하루 8잔(200cc 컵) 이상이 좋다.

구취가 발생하는 주요 부분인 혀와 잇몸에 플라크나 치석이 끼지 않도록 칫솔질을 할 때 혀 안쪽을 닦아 주는 걸 습관화해야 한다. 치실을 사용해 잇새에 낀 음식물을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섬유질이 많은 야채류 효과

우유 치즈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의 유제품도 입 냄새를 촉진할 수 있다. 커피나 흡연도 마찬가지다. 카페인은 입속을 약산성으로 만들어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든다. 담배를 지속적으로 피우면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건조해진다.

마늘 등 냄새가 강한 음식을 먹었을 경우 식후에 녹차 한 잔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충치나 치주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섬유질이 많은 야채류를 자주 먹는 게 좋다.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과일은 치아 사이의 플라크나 입 안의 백태를 닦아 내고 혀의 타액선을 자극해 침의 분비를 촉진시켜 냄새를 없애 준다.

자고 난 뒤 입 냄새가 나는 사람이 많다. 잠잘 때는 타액선의 기능이 일시 정지돼 침의 순환이 멈추기 때문에 입 안에 약간이라도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될 수 있다. 눈을 뜨자마자 물 한 잔을 마시면 입 냄새도 해결할 수 있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 을지대병원 치과 김훈 교수)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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