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무리한 아침운동 심장질환자에겐 ‘독’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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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을 앓고 있던 정모(46) 씨는 1주일 전 새벽에 수영을 즐기다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정 씨처럼 무리하게 운동하다 화를 입는 환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10년 전 협심증 치료를 받았던 임모(54·여) 씨는 한 봉사단체의 봄맞이 체육대회에 참가해 줄다리기, 오래달리기 등을 하다 쓰러져 병원을 찾았다. 그는 “줄다리기를 할 당시 숨이 가쁘고, 가슴통증이 있었으나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오래달리기를 하다 잠깐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운동은 각종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위험 요소를 없애는 보약이다. 하지만 환절기에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가 무리하게 운동하면 심장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세종병원 심장재활센터 김태민 과장은 “요즘 기온이 쌀쌀한 아침 저녁에 운동하면 급성 심장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심장질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면서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갑작스럽게 신체적 활동을 시작하면 잠잘 때 쉬고 있던 교감신경에 자극이 가기 때문에 심장의 박동이 늘어나고 혈관이 수축돼 심장병이 생길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자는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아침 운동을 피하고 기온이 올라간 오전 11시 이후에 운동하는 게 좋다. 심장발작 발병률은 오전 10시 이전에 높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운동할 때는 강도와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걷거나 조깅을 할 때는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도를 조정해야 한다. 대화가 가능하면 자신의 최대 심장 박동수의 55∼7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약간 힘들다고 느끼는 정도다. 이 강도를 넘어서는 운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노인에게는 태극권 등 서서히 느리게 움직이는 운동이 좋다.

김 과장은 “운동 중 숨이 가쁘다든지, 어지럽고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 들고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량을 줄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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