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디지털이 만나면 꿈이 됩니다”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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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디지털이 만나면 꿈(Dream)이 됩니다. ‘디자인 정신’을 이해하면 ‘창의경영’의 길이 보입니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이노디자인 김영세(57·사진) 대표는 3일 “변화의 전환점에 놓인 한국 기업에 ‘창의경영’이 중요한 화두”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격찬한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와 삼성전자의 ‘가로 본능 휴대전화’를 디자인한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 디자이너. 세계 3대 산업디자인상을 휩쓸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6월 꿈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국내 최초로 디자이너 브랜드를 단 ‘디지털 명품(名品)’을 세계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

○ “세계적 히트상품 만들고 싶어”

이르면 6월 그가 만든 디자이너 브랜드 ‘이노(INNO)’를 단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등 개인용 디지털 기기 20여 종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노디자인이 디자인을 담당하고 국내 벤처기업 20곳이 제품을 생산하는 ‘디자인 주도’ 방식이다.

그는 “디지털 시대의 경쟁은 소비자의 마음을 얼마나 빨리 읽고 제품을 만들어 내느냐는 ‘시간 싸움’”이라며 “디자인 주도의 디지털 명품을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 그의 저서 ‘이노베이터’의 중국어판인 ‘創新者(촹신저)’를 중국 현지에서 출간하고 ‘창의경영’과 ‘디자인 한류(韓流)’의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중국 칭화(淸華)대 강연도 나설 계획이다.

○ “‘디자인 정신’으로 무장해야”

그는 ‘창의경영’은 단순히 상품을 예쁘게 포장하거나 디자이너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한 대기업 특강에서 “임직원 모두가 ‘디자인적인 생각’을 하는 디자이너가 되라”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디자인 정신’은 변화를 추구하는 도전이다. 지금까지의 업적, 상식, 고정관념을 모두 없애는 게 디자인이라는 것.

김 대표는 “미래 기업은 탄탄한 기술력과 조직적인 효율성이라는 기초 위에 ‘창의’가 더해져야 한다”며 “다른 기업을 벤치마킹만 하려는 기업문화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 ‘내가 발견한 것’을 중시하라

그는 이를 위해 조직 내의 벽을 과감히 없애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계에 따라 앉는 회의실 테이블보다 ‘원탁’이 더 늘어야 한다고 비유했다.

그는 “침묵은 금(Gold)이 아니라 ‘싸늘함(Cold)’”이라며 “세계적인 기업인 3M은 ‘토크(talk), 토크(talk), 토크(talk)’라는 원칙으로 조직 내부의 벽을 없애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사이더처럼 생각하라는 주문도 했다. 조직 밖에서 조직 내를 들여다보는 사고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

“내가 만들지 않은 것은 무조건 배척하는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도 없애야 합니다.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장 먼저 발견해 응용하는 ‘Found by me(내가 발견한 것)’ 정신을 장려해야 합니다.”

그는 과감한 아웃소싱도 창의경영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손수제작물(UCC) 등 디지털 문화의 본질이 ‘속도’와 ‘개인화’이기 때문에 내부에만 머물러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

그는 “디지털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려면 조직 밖에서도 아이디어와 사업을 찾는 열린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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