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보안산업’ 첨단기술 꽃으로

  • 입력 2007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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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A전자에 다니는 김 과장에겐 ID카드가 없다. 사무실에 출입할 때나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얼굴’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폐쇄회로(CC)TV가 김 과장의 얼굴을 찍어 관제센터로 보내면 얼굴인식시스템이 얼굴 윤곽과 눈의 크기, 눈 사이의 거리 등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이런 영화 같은 이야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공항과 역(驛)에서 테러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 얼굴인식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1위 경비업체인 에스원도 올해 안에 이런 시스템을 내놓는다. 보안 산업이 최첨단 정보기술(IT)과 만나 ‘첨단 기술의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 영상인식과 유비쿼터스 보안으로 발전

현재 보안산업은 인력경비에서 첨단장비를 사용하는 시스템경비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매년 인건비가 오르는 데다 첨단기기를 사용하면 사람보다 더 정확한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의 시스템경비 시장은 1조1000억 원이며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최근의 첨단 보안 서비스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영상인식과 유비쿼터스 시스템이다. 이전에는 출입 센서가 이상신호를 보낼 때마다 무조건 경비요원이 출동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쌓아놓은 짐이 무너지거나 쥐 같은 동물이 센서를 건드리는 ‘예외 상황’을 영상신호 시스템이 가려낸다.

머지않아 실용화될 ‘유비쿼터스 도시(U-City)’에서는 IT 기술로 한결 안전한 생활이 가능해진다. KT텔레캅은 12월부터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U-방범’ 시스템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에서는 360도 회전하는 CCTV 280대가 도시 곳곳에 설치된다. 피해자가 CCTV와 함께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거나 감시 장비가 범죄 화면, 비명 소리 등을 파악하면 자동으로 경찰에 통보된다.

보안산업의 ‘위치추적’ 기술은 어린이나 노인을 돌봐주는 ‘토털 케어’로 발전 중이다. 국내 2위 사업자인 ADT캡스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어린이나 치매노인을 보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호자가 ‘집에서 반경 2km 이내’와 같이 어린이나 노인의 활동 영역을 설정해 놓으면 이들이 영역을 벗어났을 때 보호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

○ 경비로봇 이미 실용화

사람을 대신하는 경비로봇도 커다란 흐름 중 하나다.

독일 로보워치의 경비로봇 ‘오프로(Ofro)’는 지난해 독일 월드컵의 ‘숨은 공신’으로 통한다. 오프로 로봇 16대는 냄새로 위험물질을 감지하고 경기장 구석구석의 영상을 중앙관제실로 전송했다.

일본의 대표적 경비업체인 ALSOK와 세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기업용 경비로봇을 실용화했다. 국내에서도 에스원이 올해 초 경비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은 환자나 노인을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일본 이화학(理化學)연구소는 지난해 세계에선 처음으로 노인이나 환자를 껴안아 욕조나 침대로 안전하게 운반해 주는 간병로봇을 개발했다. 일본 세콤은 2003년 환자에게 밥을 떠먹여 주는 로봇 ‘마이스푼(My Spoon)’을 만들어 현재 일본과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IT를 이용한 보안산업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민경배 교수는 “수집된 데이터베이스가 유출되거나 다른 용도로 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관리체계를 법적으로 제도화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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