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도 디지털이 만든다

  • 입력 200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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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때 체력장 달리기에서 전교 꼴찌를 할 정도로 운동과 거리가 멀었어요.

40대에 들어서니 몸과 마음이 지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2001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달리기 마니아인 이승규(47) 한국과학기술원(KAIST)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의 말이다.

이 교수는 마라톤 풀코스를 두 번이나 완주했다.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던 이 교수가 ‘달리기 선수’가 된 것은 디지털 심박계라는 첨단기기 덕분이다.

“심박계를 사용하니 훨씬 과학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더군요.

최대 심박수는 몸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운동 강도를 나타내 줍니다.

최대 심박수의 60∼70% 정도로 뛰어야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그전에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뛰었습니다.”》

○ 운동효과 없을 때는 ‘채찍질’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운동을 좀 더 과학적이고 재미있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첨단 디지털 기기가 인기다. 요즘엔 스포츠 동호회 사이트마다 종목과 관련된 디지털 기기를 소개하고 분석하는 글이 끊이지 않는다.

달리기 동호회에서 단연 인기인 것은 심장의 박동을 재는 심박계.

심박계는 가슴 부위에 착용하는 측정벨트와 시계 모양의 수신기, 신발에 다는 센서로 이뤄진다. 벨트가 측정한 심박과 신발의 센서가 측정한 운동거리 및 속도는 무선으로 수신기에 전송된다.

디지털 심박계는 운동효과가 없는 심박에서는 경보를 울려 ‘채찍질’을 해 주고 너무 높은 심박일 때는 위험 경고를 해 준다.

최근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한 심박계도 등장했다. 미국 가민(Garmin)의 ‘포어러너301’은 달리기 경로와 속도, 심박수를 측정해 전용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준다.

○ 등산용 GPS도 있어

등산 동호인 사이에서도 첨단 기기가 화제다.

국내 업체 네비우스의 휴대용 GPS ‘네비안 G2’는 백두대간을 비롯한 유명 산의 좌표를 내장하고 있으며,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방향도 알려준다. 미국 마젤란의 ‘익스플로리스트 210’을 이용하면 산에 올라갈 때의 경로를 저장해 놓았다가 하산할 때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지도는 영문판이다.

일본 카시오의 ‘PRG 100’은 고도와 기압, 온도를 모두 측정하는 등산용 시계다. 미리 설정한 고도에 오르면 알람으로 알려준다. 핀란드 순토(Suunto)의 ‘X9i’ 시계는 GPS 기능을 갖췄다. PC와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70만 원대로 가격이 비싸다.

○ 값싼 디지털 운동용품도 많아

달리기나 등산과 관련된 제품은 대부분 수십만 원대의 고가(高價)다. 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운동 관련 디지털 기기도 많다.

옥션에서 판매하는 ‘노래하는 훌라후프’(6900원)는 운동 중에 음악을 들려주고, 목표 횟수에 가까워지면 “몇 번만 더”라고 격려도 한다. ‘속도 측정 야구공’(2만9000원)은 공 안에 내장된 전자 칩이 속도를 측정해 보여 준다. 전자 칩이 파손될 수 있어 방망이로 칠 수는 없다.

자전거용 속도계도 마니아들의 ‘필수품’이다. 일본 캣 아이의 무선 속도계는 바퀴에 다는 센서를 통해 주행거리와 속도를 측정한다. 야간에 쓸 수 있도록 자체 조명이 달려 있다. 가격은 5만 원 내외.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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