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기술에 첨단과학 접목…색 한지 등 국가지정연구팀 선정

  • 입력 2006년 12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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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지 패션쇼.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지 패션쇼. 동아일보 자료 사진
‘종이는 1000년을 살고 비단은 500년을 산다’는 옛말이 있다. 한국의 전통 종이인 한지가 그만큼 수명이 길다는 얘기다. 실제로 704∼751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인쇄본에 쓰인 한지는 1000년이 넘게 보존돼 왔다.

한지를 비롯한 우리 전통기술을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의 첨단기술과 융합하는 연구가 본격 추진된다. 과학기술부는 “색 한지, 천연염색, 무기안료의 3가지 전통기술을 한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해 ‘과학 한류’를 이끌어가겠다”고 7일 밝혔다.

충북대 산림과학부 최태호 교수팀은 한지의 구조와 기능을 첨단과학 기법으로 분석하고 천연오방색(적, 청, 황, 흑, 백)을 입힌 색 한지의 제조 공정을 표준화할 예정이다.

명지대 신소재공학과 이병하 교수팀은 흙이나 암석에서 얻는 도자기나 벽화용 염색재료인 무기안료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연구하게 된다. 입자 크기가 수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한 첨단 무기안료도 개발해 전통 도자기와 벽화의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홍화와 자초, 쪽 등의 식물에서 얻은 천연염료를 가루로 만들어 염색 공정과 색상을 표준화하는 연구는 전남대 의류학과 신윤숙 교수팀이 맡는다. 항균성과 방향성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나노 입자를 첨가한 천연염색 제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과기부는 전통기술을 14개 분야 90여 개로 분류한 다음 첨단기술과의 접목 가능성, 사회문화적 가치 등의 평가기준에 따라 이들 3개 팀을 국가지정연구실(NRL)로 선정했다. 각 연구실에는 연간 2억 원 안팎의 연구비가 최장 5년 동안 지원된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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