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계 3大 개가

  • 입력 2006년 3월 15일 03시 06분


코멘트
▼최양규 교수팀, 세계 最小 트랜지스터 개발▼

머리카락 굵기의 4만분의 1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트랜지스터(전자소자)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최양규(崔梁圭·40·사진) 교수와 나노종합팹센터 연구팀은 실리콘을 재료로 3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입체형 전자소자(FinFET)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소자를 이용하면 엄지 손톱만 한 크기의 칩에 DVD영화 1250편, 신문 1만2500년 치를 담을 수 있는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

이 소자는 2003년 일본 NEC가 발표한 4nm 평면 소자보다 작을 뿐 아니라 크기가 작아질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을 개선한 것이어서 테라비트(1조 비트)급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 소자를 컴퓨터 두뇌인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적용하면 정보처리속도가 현재보다 25배가량 빨라질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평면 소자는 크기가 100nm보다 작아지면 작동하지 않을 때도 전류가 흐르고 전압 증가에 따라 전류가 불안정해져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많았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기존의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대신 탄소나노튜브나 분자 소자 등 nm 수준의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둬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실리콘 소자 내 전류가 흐르는 통로에 게이트를 입체적으로 배치해 누설 전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6월 13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초고집적회로(VLSI) 국제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한정호 교수 등 3인, 해왕성 크기 외계행성 발견▼


한국 과학자가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

이 관측법은 지구와 비슷한 질량의 행성을 발견하는 데 유용해 향후 외계 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북대 물리학과 한정호(韓正浩·42) 교수, 한국천문연구원 박병곤(朴炳坤·41) 연구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생 안덕근(安德根·30) 씨는 국제연구팀과 공동으로 미국 애리조나에서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지구 질량의 12배 정도인 해왕성급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팀은 지난해 5월 같은 방법으로 지구 질량의 600배 정도인 목성급 외계 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이번에 발견된 행성은 태양계에서 2만 광년 떨어져 있다. 1광년은 빛의 속도(초속 30만 km)로 1년간 이동한 거리.

그동안 확인된 외계 행성의 수는 170여 개로 대부분 행성의 영향으로 별빛의 스펙트럼이 달라지는 ‘분광(分光)’ 현상을 통해 발견됐다. 이 방법으로는 지구보다 수백 배 크고, 수백 광년 떨어진 행성만 발견할 수 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고규영 교수, 당뇨궤양 치료 물질 만들어▼

당뇨병으로 생긴 팔다리의 궤양을 치료하는 새로운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고규영(高圭永·49·사진) 교수는 바이오벤처회사 제넥셀세인과 공동으로 당뇨병 환자의 파괴된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치료 단백질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말기 당뇨병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은 몸속 미세혈관이 서서히 망가지면서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염증이 생기기 쉽다.

특히 체중이 많이 실리는 다리에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고 썩어 들어가(궤양)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인체 내 혈관 생성 촉진 단백질인 ‘안지오포이에틴(Ang1)’ 일부를 변형시켜 ‘콤프앤지원(COMP-Ang1)’이란 단백질을 만들었다.

쥐의 꼬리에 난 상처 부위에 이 단백질을 투여한 결과 미세혈관 생성이 촉진돼 혈류량이 늘어남으로써 상처가 빨리 회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