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기능 몸에 맞게 바꾼다…KAIST팀 연구성과 발표

  • 입력 2006년 1월 27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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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의 모든 생리활동을 관장하는 주역은 단백질이다. 인체에 존재하는 단백질이 5만여 종류에 달하므로 그 수만큼 다양한 기능이 발휘되는 셈이다. 만일 단백질의 기능을 인위적으로 더욱 강화시키거나 새로운 능력을 갖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치명적인 암세포를 훨씬 효율적으로 공격하고 기존에 인체에서 분해되지 않던 환경오염물질도 깨끗이 없앨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학성(48) 교수와 박희성(35) 박사 연구팀이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연구성과를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 27일자에 발표했다. 기존 단백질을 ‘골격’은 유지한 채 새로운 기능을 갖는 단백질로 둔갑시켜 버린 것이다.

연구팀은 인체에서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글라이옥살레이즈2라는 단백질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중요한 관건은 이 단백질이 독성물질과 결합하는 부위(활성부위)의 유전자를 찾는 일. 연구팀은 또 항생제를 분해하는 베타락타네이즈라는 단백질에서 활성부위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찾았다. 그리고 이 유전자를 글라이옥살레이즈2 유전자로 대체시키는 데 성공했다. 골격은 글라이옥살레이즈2인데 기능은 베타락타네이즈인 새로운 단백질이 탄생한 것.

김 교수는 “이번 성과는 한옥을 겉모습은 유지한 채 내부만 양옥으로 대체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며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언스는 ‘전망(Perspective)’ 코너에서 이 논문을 별도로 소개하며 “단백질 의약품 분야에서 조속히 상업화가 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라고 평가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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