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무·좀·박·멸… 겨울, 너만 기다렸다

입력 2005-12-08 02:57수정 2009-10-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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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으면 잊는다고 했다. 이 말은 병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긋지긋한 고질병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다.

대표적인 게 무좀이다. 무좀은 물을 자주 접하고 땀이 많이 나는 장마철이나 여름에 증상이 심하다. 그때 사람들은 약을 사서 바르고 온갖 민간요법을 동원하며 무좀을 뿌리 뽑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틀렸다. 무좀은 겨울에 잡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겨울이 무좀 치료 적기다=여름에 무좀약을 바르는 것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기능밖에 하지 못한다. 무좀균은 37도 정도의 온도와 적당한 습기, 영양분이 있을 때 왕성하게 번식한다. 여름철에는 이런 환경이 항상 충족되기 때문에 더 고통스럽고 어떤 약을 쓰더라도 잘 듣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무좀균은 차갑고 건조한 겨울에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얼핏 보기에는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름에 무좀 때문에 고생했던 사람도 겨울에 그런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도 더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도 무좀균은 박멸된 것이 아니다. 여름보다는 적은 수이지만 여전히 균은 피부 속에 남아 ‘겨울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다.

번식력이 떨어진 이 무렵의 무좀균은 동시에 약에 대한 저항력도 크게 낮아진다. 따라서 지금 약을 쓰면 무좀 치료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완치까지도 가능하다.

▽끈질기게 치료하라=무좀은 목숨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평생 가는 고질병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해서 난치병이란 얘기는 아니다.

따라서 무좀치료를 하려면 무좀보다 더 끈질겨야 한다. 증상이 악화되는 여름에도 몇 차례 무좀 연고를 바른 뒤 좀 좋아졌다고 금세 약을 바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하물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겨울에는 오죽하겠는가.

무좀균을 뿌리 뽑으려면 지금부터 2∼3개월 동안 약을 쉬지 않고 발라야 한다. 약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한 후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무좀 초기로 증상이 가볍다면 항진균제 연고를 4∼8주 정도 바르면 된다. 이때 ‘도망가는’ 무좀균을 잡기 위해서는 무좀이 생긴 부위뿐 아니라 주변까지 발라줘야 한다.

그러나 여름에 각질이 두꺼워지고 허물이 벗겨지는 정도로 무좀이 심했다면 먹는 항진균제를 쓸 때 치료효과가 높다. 무좀균이 발톱과 손톱에까지 침투했다면 일반적으로 연고와 먹는 약을 병행한다.

다만 대부분의 무좀은 바르는 연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함부로 먹는 약을 고르면 안 된다. 기존에 다른 약을 먹고 있던 사람이 무좀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면 위장장애나 간 손상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지금부터 예방하라=무좀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무좀균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미리 차단하는 게 가장 좋다.

무좀균은 ‘피부사상균’이란 곰팡이다. 따라서 곰팡이가 자랄 수 있도록 따뜻하고 축축한 피부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발은 매일 깨끗이 씻고 물기는 반드시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비록 겨울이라 해도 발에 땀이 찰 수 있기 때문에 면양말이나 발가락양말을 신는 게 좋다. 또 신발은 두 켤레 이상 준비해 자주 번갈아 신도록 한다.

무좀균은 발만 내디뎌도 바닥으로 떨어져 다른 사람이 밟을 때 피부에 들러붙을 정도로 강력하다. 그래서 가족 중 한 사람이 걸리면 나머지 가족 모두 무좀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이다. 같은 이유로 대중목욕탕과 같은 장소에서는 무좀에 전염될 가능성이 겨울에도 남아 있다.

따라서 대중목욕탕에 가더라도 공용 슬리퍼는 되도록 신지 않는 게 좋다. 또 목욕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발만은 다시 씻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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