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용장 없어진다…5개銀 내일부터 ‘e신용장’ 서비스

  • 입력 2005년 9월 2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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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수출입 담당 직원이 신용장을 처리하기 위해 은행을 돌아다니는 풍경은 앞으로 보기 힘들게 됐다.

한국무역협회는 기업 대구 외환 하나 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이 22일부터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신용장의 전자적 통지 및 유통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또 국민 산업 신한 우리 조흥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연내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요 무역대금 결제 방식 중의 하나인 신용장 전자화에 성공해 상용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지금까지 외국에서 개별 은행과 특정 업체가 운영한 적은 있었지만 이를 은행 공동으로 운영한 적은 없었다는 것.

이로써 신용장 업무 처리시간이 4시간에서 30분 이내로 줄고 비용도 매년 80억 원 이상이 절감되는 등 교통비와 인력, 처리시간 등에서 대대적인 업무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무역협회는 전망했다.

종전에는 무역업체가 직접 은행을 방문해 종이 신용장을 수령한 뒤 네고(Nego·선적 서류를 제출하고 은행에서 수출대금을 받는 것)를 하면 은행이 매입 내용을 뒷면에 수작업으로 기입하는 형태로 신용장 업무가 진행됐다.

이런 오프라인 방식은 신용장 분실과 위·변조, 이중 매입, 훼손 등의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전자신용장 서비스가 개통되면서 무역업체와 은행은 신용장의 수령과 통지, 보관 등 관련 업무를 모두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출 신용장은 연간 약 60만 건으로 전체 수출대금 결제 방식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무역협회 측은 “앞으로 선하증권 등 다른 선적 서류도 전자화되면 완벽한 전자무역 시스템이 구축된다”며 “최근 중국 런민은행이 시스템 도입을 위해 조사단을 한국에 상주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등 해외에서도 한국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신용장(L/C)::

은행이 무역업체의 신용을 보증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 신용장을 통하면 수출업자는 수입업자의 신용상태를 직접 확인하지 않더라도 확실하게 대금을 받을 수 있다.

::선하증권(B/L)::

해상운송계약에 따른 운송화물의 수령 또는 선적(船積)을 인증하고 정당한 소지인에게 그 화물을 인도할 것을 약정하는 유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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