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우주망원경은 구경이 허블망원경(2.4m)보다 크다. 허셜망원경과 스피카가 3.5m이고 제임스웹망원경은 6m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허블이 사용한 가시광선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으로 우주를 관측한다.
우주에서 오는 적외선은 지구 대기에 흡수되기 때문에 지상에서 관측되지 않아 우주망원경이 필요하다. 3대의 망원경은 지구와 태양에서 오는 적외선을 차단하고, 자체에서 나오는 열을 없애기 위해 영하 193∼268.5도까지 냉각시키면서 우주 적외선을 관측한다. 왜 하필 적외선일까.
한국천문연구원 박수종 박사는 “적외선 망원경은 허블망원경보다 더 멀리 볼 수 있어 초기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다”며 “적외선으로 우주에서 처음 탄생한 별과 은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리고 말했다.
스피카나 제임스웹망원경이 우주 나이가 3억∼5억 년일 때의 모습까지 관측할 수 있어 우주의 첫 천체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블망원경은 우주 나이가 수십억 년일 때까지 살필 수 있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137억 년.
또 적외선 망원경은 허블이 볼 수 없는 성운의 ‘속살’도 들춰낼 수 있다. 보통 별은 먼지와 가스가 모인 성운의 안쪽에서 탄생하기 때문에 적외선으로 별 탄생의 현장을 생생하게 드러낼 수 있는 셈이다. 허셜망원경이 별 탄생 영역의 심장부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계행성을 찾는 데도 적외선이 적합하다. 태양과 같은 별은 주로 가시광선을 내뿜지만 지구나 목성 같은 행성은 적외선을 많이 내놓기 때문이다. 적외선으로 외계행성을 직접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행성이 별에 미치는 중력 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외계행성의 존재를 확인했다. 외계행성 탐색에서는 스피카와 제임스웹망원경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외계생명체가 살고 있는 또 다른 지구를 발견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지구 대기의 산소나 물이 외계행성에도 있는지 살펴보는 것.
박 박사는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산소를 관측하기는 어렵다”며 “대신 스피카는 물 분자를 찾아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물 분자처럼 다양한 물질을 발견할 수 있는 ‘적외선 분광기’를 개발해 스피카에 장착할 계획이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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