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뱃살만 콕 집어 빼는 ‘맞춤식 살빼기’

  • 입력 2005년 2월 13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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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체중계에 서자마자 비명이 절로 나온다. 긴 설 연휴, 명절기간 친지들을 만나 정을 나눈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과음과 폭식의 상처는 너무 크다. 구멍이 하나 더 늘어난 허리띠와 두툼해진 뱃살…. 보는 것도 고통이지만 자신이 그렇게 한심스러울 수 없다.

○ 허리 남 35.4인치, 여 31.5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

그중에서도 유달리 눈에 거슬리는 것이 바로 뱃살이다. 배꼽 2cm 아래쯤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의 비율이 1.0, 여자는 0.9가 넘는다면 복부미만이다. 더 간단하게는 허리둘레가 남성은 35.4인치, 여성은 31.5인치 이상이면 일단 복부비만으로 본다.

비만의학자들은 대체로 뱃살만 콕 집어서 빼는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비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 당신은 내장비만? 피하지방형 비만?

쓰고 남은 에너지는 지방 형태로 저장된다. 피하조직에 쌓일 수도 있고 내장 주변에 쌓일 수도 있다.

성인 남성은 배, 특히 내장 주변에 쌓인다. 윗배가 볼록해 보인다. 이를 ‘내장비만’이라 부른다.

반면 여성은 엉덩이와 허벅지 등 하체에 주로 쌓인다. 여성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해 자궁 주변에 지방을 비축해 놓으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폐경기 이후부터는 남성처럼 내장 주변에 지방이 많이 쌓인다. 젊은 여성이 아랫배가 볼록하다면 대부분 ‘피하지방형 비만’이다.

옆구리가 볼록하거나 윗배와 아랫배 모두 쪘다면 두 가지 유형이 함께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만클리닉에서 검사를 받지 않고 비교적 쉽게 유형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손가락으로 뱃살을 집을 때 얇게 잡히면서 딱딱하면 내장비만이다. 그러나 두툼하게 잡히고 물렁한 느낌이 강하면 피하지방이다.

○ 내장비만,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이어져

폭식과 과식, 운동부족이 가장 큰 원인. 지방이 쉽게 ‘유리지방산’의 형태로 혈관으로 흘러들어간다. 당뇨병, 고혈압, 심폐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 경우 배만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식의 해법으로는 뱃살을 줄일 수 없다.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강화하는 게 최선이며 유일한 방법이다. 보통 3개월 이상 식이·운동요법을 꾸준히 병행하면 서서히 다른 부위의 살이 빠지고 맨 마지막에 뱃살과 허벅지살이 빠진다.

빨리 걷기, 달리기 등 하체를 많이 움직이는 유산소운동이 효과가 있다. 윗몸 일으키기와 같은 복근 운동은 근육만 단련시키지 내장 주변에 있는 지방을 태우지는 못한다.

○ 피하지방형, 배 마사지 스트레칭하면 효과

이 경우 비만에 따른 각종 부작용의 우려는 적다. 그러나 외형상 보기 싫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하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이런 유형이라면 많이 먹지 않는데도 뱃살이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음식 섭취량을 줄였다고 뱃살이 빠지라는 법도 없다. 오히려 얼굴 등 원치 않는 부위만 살이 빠질 수 있다.

유산소운동 외에도 피하지방을 줄이는 방법은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사지. 배를 주무르면 피하지방 덩어리가 부드러워진다. 또 지방을 밖으로 배출하는 림프계나 모세혈관의 순환이 원활해진다. 특히 배와 하체가 자주 붓는 사람일수록 림프계가 막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사지가 좋다. 평소 손이나 병으로 배를 자주 주물러 주자.

스트레칭도 좋다. 바닥에 엎드린 뒤 양손을 짚고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 양옆으로 비튼다. 15초간 정지하고 3회를 반복한다. 하루에 3회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부분지방 제거시술도 도움이 된다. 다만 여러 번 시술해야 하며 비용이 비싸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먼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도움말=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박원하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비만 예방 10계명▼

1. 천천히 먹어라

뇌의 식욕중추는 음식이 들어온 뒤 5분 정도 있다 포만감을 느낀다. 급하게 먹으면 양은 찼는데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더 먹게 된다.

2. 제대로 먹어라

무턱대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보다 식단 개선이 시급하다. 동물성 식품보다 곡물류, 야채 및 채소류, 해산물이 좋다.

3. 칼로리를 연구하라

과식을 줄이려면 칼로리 박사가 돼야 한다. 자주 먹는 음식의 칼로리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4. 잘 때는 배를 비워라

잉여 칼로리를 모두 없앤 뒤 잠을 자야 한다. 취침 4시간 전부터 물 외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게 좋다.

5. 유산소운동을 하라

빨리 걷기, 달리기가 좋다. 일주일에 3회 이상 최소한 3개월은 지속해야 효과가 있다.

6. 걷기를 즐겨라

식사 후 20분의 산책이 좋다. 또 3개 층은 엘리베이터 대신 걸어라. 버스 한두 정거장도 걸어 다녀라.

7. 회식을 피하라

폭식, 과음은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이다. 피하지 못한다면 절제하라. 술은 한 종류로, 안주는 기름진 것보다 과일을 먹어라.

8. 물을 마셔라

물을 마신다고 살이 찌지 않는다. 오히려 노폐물을 배출하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하루 8잔은 마시도록 한다.

9. TV 시청을 줄여라

일주일에 3시간 이상 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돌리며 TV를 보면 비만 확률이 2% 늘어난다. TV를 꺼라.

10. 항상 체크하라

체질량지수(BMI·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대체로 24 이상이면 비만)를 자주 계산한다.

▼부분지방제거 시술 어떤 게 좋을까▼

○ 감압치료

특수 장치가 피부를 잡아당겼다 놓으면서 지방을 분해한다.

엔더몰로지, 스킨토닉 등 두 종류가 있다. 림프순환과 피부탄력 증진 효과도 있다. 다른 방법보다 지방분해 효과는 떨어진다.

○ 전기자극법

전기로 베타수용체(지방분해 물질)를자극해 지방분해를 촉진한다.

모세혈관 등 혈관 확장을 유도해 지방분해에 좋은 조건을 만든다.

○ 지방분해초음파

생리식염수를 피하조직에 주입한 뒤 고주파초음파로 지방을 분해한다. 배와 허벅지, 팔 뒤쪽 등 부분 지방 제거에 가장 효과가 좋다.

○ 카복시세라피

탄산가스를 피하조직에 넣어 미세혈관의 순환을 촉진한다.

이후 과정은 다른 방법과 동일하다.

○ 메조세라피

주사로 진피조직에 약물을 넣어 직접지방분해를 촉진한다.

아직 효과에 대한 의학적 검증이 미약하다.

○ 지방흡입수술

초음파로 지방을 녹인 뒤 흡입기로 빨아들인다. 1회 시술로 많은 지방을없앨 수 있지만 비용이 비싸다. 사망등 치명적 사고의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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