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臟器 탄소량 측정 연대 밝혀내… 새 측정법 공개

  • 입력 2005년 1월 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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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의 신체조직을 떼어내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생존연대를 추정한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처음 나왔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은 3일 보관 중인 미라 1구로부터 대장의 조직을 추출해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540년 전(오차범위 40년) 생존한 인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에 위치한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은 지난해 9월 말 민간 주도로 설립됐으며,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공룡(브라키오사우루스) 화석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 미라는 지난해 5월 대전 중구 목달동 송절마을 뒷산에서 묘 이장작업을 하다 발견됐는데 조선 초기 무관으로 종3품까지 벼슬을 지낸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일명 ‘학봉장군 미라’라고 불린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 이동찬 학예실장은 “처음에 문중의 족보로 따져본 결과 미라의 주인공은 600여 년 전 생존했다고 추정됐다”며 “과학적 조사결과가 족보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탄소연대측정법은 자연계에 드물게 존재하는 탄소14(C14)가 조사대상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확인해 연대를 추정하는 방법.

탄소14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반감기)이 5730년이라는 점을 이용해 연대를 계산한다.

그동안 미라의 의복을 가지고 탄소연대측정법을 적용한 적은 있었지만 인체 내장 조직으로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병리과 김한겸 교수는 “미라는 발굴 당시 대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피부조직은 탄소함량이 달라지는 탓에 탄소연대측정법의 재료로 적합하지 않다”면서 “내장조직은 대기와 단절된 부위이기 때문에 추정치의 신빙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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