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여, 다시 바다로” 佛해양건축가 자크 루즈리

  • 입력 2003년 11월 16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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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다로 돌아가자.”

소설 ‘해저 2만리’의 저자이자 뛰어난 상상력의 소유자 쥘 베른의 진정한 후계자로 불리는 프랑스 해양 건축가 자크 루즈리(59·사진). 그가 인천 송도에 건설될 3200t 규모의 아쿠아리움 설계를 정식 제안하기에 앞서 현장 조사를 위해 6일부터 8일까지 한국을 찾았다.

루즈리씨는 한국의 대표적 수족관인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송도 건설 예정 부지를 돌아본 뒤 ‘바다에 살기, 바다 밑에서 생활하기’란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예비우주인들의 훈련장으로 쓰일 바다속 우주연구시설의 조감도. 바다속에서 무중력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연구 공간이다. -사진제공 자크 루즈리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한국 바다의 작은 섬과 바다 안개에 흠뻑 빠져들었다”면서 “새로 건설될 아쿠아리움은 이런 인천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리고 체험과 교육 효과를 최대로 살린 해양 복합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즈리씨는 지난 30년간 ‘바다에 살기’라는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과학과 예술, 교육을 통합하는 작업에 매달려 왔다. 1969년 파리고등미술학교를 나온 그는 파리전문미술학교와 파리 제8대학, 해양연구소를 거치며 건축과 도시공학, 해양학 등 해양 건축의 필수 과정들을 두루 섭렵했다.

1977년 첫 작품인 6인승 해중 탐사선 갈라테를 시작으로 아쿠아스코프, 히포캄프 등 교육과 놀이, 그리고 실제 거주도 가능한 실험적 구조물들을 차례로 발표하는 등 해양 건축 분야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 왔다.

특히 92년과 93년에 프랑스 불로뉴와 브레스트에 각각 설립된 교육형 해양수족관 노지카와 오세아노폴리스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평소 그는 “인류가 바다와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양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의 체험과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최근에는 몇가지 독특한 국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사례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수행하는 생체 실험. 자신이 만든 수중 거주시설에서 예비 우주비행사들과 수십일간 함께 생활하며 ‘극한 환경’에서 일어나는 신체의 변화를 측정했다.

또 자연 해류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수직형 특수 선박을 타고 전 세계 바다를 떠돌며 해양연구를 수행하는 국제 공동프로젝트 ‘시오비터’를 프랑스와 노르웨이 해양업계에 제안해 놓은 상태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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