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설사’ 걱정 끝…유당분해효소 들어있는 우유

  • 입력 2003년 3월 18일 19시 38분


코멘트
곽해수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소화효소를 캡슐에 담아 넣은 우유를 실험하고 있다. -사진제공 세종대
곽해수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소화효소를 캡슐에 담아 넣은 우유를 실험하고 있다. -사진제공 세종대
‘설사 없는 우유’가 개발됐다.

세종대 식품공학과 곽해수 교수는 “소화가 잘되도록 유당분해효소가 들어 있는 우유를 만들어 최근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우유에는 유당(락토오스) 성분이 약 4.8∼5.2% 들어 있다. 유당은 몸 안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동양인이나 흑인 중에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는 사람이 많아 이들이 우유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거나 복통을 일으킨다. 여러 조사 결과 성인 한국인의 80% 이상이 유당분해효소가 없으며,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유당을 소화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곽 교수는 “유당분해효소를 1∼2μm 크기의 미세 캡슐에 담아 우유 속에 넣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우유를 마시면 몸에 들어온 미세 캡슐이 위를 빠져나와 십이지장과 소장에서 터지며 효소를 내보낸다. 이 효소가 우유의 당을 분해하기 때문에 우유를 잘 소화할 수 있게 된다. 효소를 담는 데 쓰는 미세 캡슐은 지방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캡슐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작아 우유를 먹을 때 캡슐을 느끼지 못한다.

곽 교수는 “그동안 유당분해효소가 없는 사람을 위해 ‘소화 잘되는 우유’가 국내외에서 나왔지만 이는 미리 효소를 넣어 유당을 분해한 것으로 보통 우유보다 4∼5배 더 달아 성인들이 먹기 힘들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우유는 보통 우유와 똑같아 먹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2001년 미국낙농학회지에 발표한 바 있다.

곽 교수는 국내 한 우유회사와 함께 이 우유를 상품화한 뒤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