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직장다니며 모유 먹이기

  • 입력 2002년 8월 4일 17시 24분


많은 직장 여성들이 엄마젖을 안 먹이는게 아니라 ‘못 먹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직장에 다니면서 젖을 먹인다는게 말처럼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2001년 11월 모성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산후휴가가 두달에서 석달로 늘어났다. 이 기간만이라도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모유 수유는 휴가 뒤에도 계속할 수있다. 요령은 간단하다. 직장에서 젖을 짜, 사무실 냉장고 등에 보관했다가 귀가후나 다음날 먹이는 방법이다.

우선 직장 복귀 한 달 전부터 아기에게 직접 젖을 물리지 말고 젖병을 사용하게 한다. 또 직장에서 젖을 짤 수 있는 시간과 비슷한 때에 젖 짜는 연습을 한다.

출근 직전과 퇴근 직후에 젖을 충분히 먹인다. 직장에서는 적어도 오전, 오후에 각각 한 번씩 젖을 짜야한다. 근로기준법에 1일 2회 30분 이상의 유급 수유시간이 명시돼 있다.

젖을 짤 때는 먼저 손과 유방을 깨끗이 씻고 젖은 손으로 짜는 것이 빠르다. 가장자리에서 젖꼭지 쪽으로 밀어오면서 유방을 완전히 비운다는 생각으로 아기가 한 번에 먹을 만큼씩만 짜서 보관한다.

짜낸 젖은 시간과 양을 잘 기록해두었다가 먼저 짠 것부터 순서대로 먹여야 하며 잘 소독한 플라스틱 병을 밀폐시켜 즉시 냉장 또는 냉동시켜야 한다. 실온(25도)에서 4시간, 냉장은 48시간, 냉동은 2주 정도 보관해도 된다.

짜 놓은 젖을 먹일 때는 따뜻한 물에 담가 미지근한 상태로 만든다. 냉동실에 보관했던 것은 냉장실로 옮겨 해동을 시킨 뒤 떠있는 유지방이 희석되도록 잘 흔들어 먹여야 한다.

보관한 젖을 먹일 때는 반드시 손등에 떨어뜨려 온도가 맞는지 확인한다. 또 맛을 보아 상했는 지 여부도 점검한다. 한번 해동한 젖은 다시 얼리지 말고, 먹다 남은 젖은 모두 버린다.

무엇보다도 젖을 짤 공간과 보관할 냉장고를 준비하는 등 회사측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도움말〓인천 미래와 희망 산부인과 박태동 원장)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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