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우는 아기 원인과 달래기 "왜 우는지 파악하라"

  • 입력 2002년 6월 9일 22시 20분


경기 고양시에 사는 주부 김연경씨(30)는 요즘 밤에 1시간 간격으로 일어난다. 생후 1개월 된 딸 다솔이가 자꾸 울기 때문. 기저귀를 갈아주고 젖을 먹이고 품에 안고 돌아다녀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요즘처럼 모두가 축구 얘기만 하는 때에도 남편과 함께 TV 앞에 앉아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은 김씨에겐 ‘꿈 같은 얘기’. 좀 앉아 있으면 바로 다솔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시도때도 없이 울어대는 아기 때문에 잠을 못자는 것은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한 번씩 거치는 통과의례 같은 것. 하지만 그 과정이 어찌나 힘든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계속 울어대는 아기나 달래는 엄마나 같이 지치게 되고 건강에 나쁜 것은 물론이다.

▽왜 우는지 파악하라〓우는 아기를 매일 봐 온지가 13년이라는 강서미즈메디병원 주진옥 수간호사는 “아기가 울면 먼저 원인을 파악하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뭐가 불편한가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단 아기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배가 고파서 우는 것이면 울음소리가 대개 짧고 저음이다. 막 울다가 잠깐 누그러지곤 한다. 아기가 통증을 느끼거나 불편할 때는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고음으로 오래 울다가 이내 그쳐 잠잠해지며 다시 칭얼거리며 운다.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면 아기의 체온을 재 본다. 38.3도가 넘으면 소아과나 응급실에 가야한다.

▽이유 없이도 운다〓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은 것이 아니고 열도 없는데 아기가 울면 엄마는 당황하기 마련. 대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로 생후 3개월 전의 아기에게 이런 경우가 많은데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아기가 이유없이 길게 울고 마치 배가 아픈 듯이 다리를 오므리고 있기도 한다. 너무 괴로운 듯이 울기 때문에 이런 아기를 데리고 병원 응급실을 찾는 엄마들도 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장윤실 교수는 “특별히 다른 증상이 있는지 여부로 그냥 놔둘것인지 병원에서 치료해야 할 것인지판단한다”며 “심하게 울다가도 그 시점만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하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진다” 고 설명했다.

▽우는 아기 재우는 법〓아기 재우기의 포인트는 ‘접촉’과 ‘움직임’. 장윤실 교수는 아기가 심하게 울 때 ‘분위기를 바꿔 주라’고 조언했다. 누워있던 아기를 안아주거나 방을 환기시킨다든지 하는게 좋다.

의사나 간호사 보다 아기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역시 아기를 키워 본 엄마들이다. 14개월된 강성훈군의 엄마인 주부 민윤경씨(35)는 “안고 흔들어도 잠을 자지 않을 때 차에 태워 드라이브를 했더니 금방 잠이 들었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13개월 된 윤찬수군의 엄마 신옥경씨(33)는 “업고 밖에 나가 동네를 한 바퀴 돌든지 노래를 불러주고 음악을 들려주면 을음을 그쳤다”고 말했다. 또 태교를 할 때 엄마가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잘 울지 않는 순한 아이가 나온다는 것도 선배 엄마들의 충고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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