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감마나이프, 출혈없는 '뇌수술의 혁명'

  • 입력 2002년 2월 3일 17시 33분


“도대체 감마나이프가 뭐죠?”

의료기기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주목받는 것이 감마나이프. 첨단 의료기기의 꽃이라 불리는 감마나이프를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감마나이프〓감마나이프는 피를 흘리지 않고도 각종 뇌수술을 할 수 있는 방사선 치료장비. 68년 스웨덴 카롤린스카 병원의 라스 렉셀 교수팀이 처음 감마나이프 수술을 시작한 이후 진화를 거듭, 2000년까지 세계적으로 15만명 정도의 환자가 이 치료장비를 이용해 수술을 받았다.

국내에는 90년 서울중앙병원에서 처음 도입한 이래 서울대병원,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경희대병원, 인제대 의대 부산백병원 등에서 감마나이프 수술을 한다. 또 지난달에는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이 이 기기를 도입해 ‘감마나이프 병원 대열’에 합류했다.

▽작동 원리〓감마나이프는 말 그대로 감마선과 나이프의 합성어. 코발트 동위원소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감마선을 머릿속의 종양 부위 등 병소에 집중적으로 조사해 괴사시킨다. 두개골을 열지 않아도 되고 출혈도 없다.

이 장비의 장점은 정상세포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암세포만을 집중 공략할 수 있다는 것. 감마나이프는 돋보기의 원리를 이용해 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돋보기로 햇볕을 한 곳에 모으면 종이를 태울 수 있는 힘을 갖듯 감마나이프는 환자의 머리를 둘러싼 주위의 201곳에서 감마선을 쏘아 병소의 중심에 초점을 형성한다. 정밀도는 0.5㎜ 이내로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대상 환자〓감마나이프는 △뇌동정맥 기형 해면혈관종 등 뇌혈관질환 △듣기신경종양 뇌수막종 등 뇌종양 △파킨슨병 등 기능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감기 등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라도 수술이 가능하다. 단 정상세포에 들어가는 방사선 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술 부위가 3㎝ 이하인 경우가 적당하다.

▼국내 종합병원 감마나이프센터▼

병원연락처
서울중앙병원02-3010-3565
서울대병원02-760-3957, 8
신촌세브란스병원02-361-6223
경희의료원02-958-8393, 4
부산백병원051-890-6874, 6884
삼성서울병원02-3410-6880

질환별 치료 성공률은 80∼90%. 일반 수술에 비해 부작용과 재발률이 낮다. 또 고통이 없고 전신마취를 할 필요가 없다. 보통 입원기간이 길게는 2박3일, 짧게는 당일 외래 수술도 가능하다. 수술비는 질환에 따라 400만∼800만원선.

▽만능은 아니다〓많은 뇌질환 환자와 가족들이 감마나이프로 모든 뇌질환을 고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동규 교수는 “감마나이프를 모든 뇌질환의 궁극적 해결책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수술 부위가 3㎝ 이상이면 정상세포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파킨슨병도 초기 치료효과는 좋지만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니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또 감마나이프 치료는 암세포 등을 곧바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세포로 만든 뒤 서서히 흡수하게 하는 것이므로 곧장 환자가 좋아지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점차 나아지게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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